강정호와 김태균. 타격 타이틀이 그들에 의해 양분되고 있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25)와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시즌 초반 타격 타이틀을 점령하고 있다. 타격 타이틀 8개 부문 중 강정호가 4개, 김태균이 3개를 휩쓸고 있다. 전준우(롯데)와 이용규(KIA)가 13개로 나란히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도루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7개 타이틀은 강정호와 김태균의 이름으로 완전히 도배돼 있다.
강정호는 홈런(12개)·타점(29점)·득점(28점)·장타율(0.769)까지 무려 4개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있다. 2010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지난해까지 개인 타이틀이 하나도 없었던 강정호로서는 아주 놀라운 약진이다.

특히 홈런 페이스가 놀랍다. 개막 31경기에서 홈런 12개를 쏘아올렸다. 4월 7개를 터뜨리더니 5월에도 5개의 아치를 그리며 이부문 2위 최정(SK·9개)을 3개차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홈런이 많으니 타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29타점으로 홍성흔(롯데·26점)을 제쳤다. 득점도 LG 박용택(25점)에 3점차 앞섰고, 장타율도 무려 0.769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데뷔 후 최고의 페이스를 자랑 중이다.
2005년·2008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두 차례나 수상했지만, 개인 타이틀은 2008년 홈런(31개)·장타율(0.622)이 전부였던 김태균도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돌아온 첫 해부터 본격적인 타이틀 사냥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는 주전공이었던 홈런과 장타가 아니라 부전공이었던 타율과 출루율이 목표물이다.
개막 후 32경기에서 110타수 50안타로 타율이 무려 4할5푼5리. 가장 먼저 50안타 고지를 밟으며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타율에서도 2위 이승엽(삼성·0.373)을 멀찍이 따돌렸다. 안타 뿐만 아니라 볼넷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3개를 골라냈다. 당연히 출루율도 무려 5할4푼8리로 이 부문 전체 1위. 2위 강정호(0.461)에 크게 앞서는 압도적 1위다.
강정호와 김태균의 활약은 의외이면서도 어쩌면 예상 가능한 범주에 있었다. 강정호는 2009년 홈런 23개를 터뜨리며 대형 유격수로서 가능성을 펼쳤다. 기본적으로 중장거리 타자로서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올해 잠재력을 제대로 폭발시키고 있다. 김태균도 일본 진출 전까지 9년간 통산 타율 3할1푼을 기록할 정도로 정교함에서는 이미 검증된 타자였다. 올해는 꿈의 4할 타율 기록에 도전할 정도로 놀라운 컨택 능력으로 위력을 발휘 중이다.
지난해 홈런·타점·장타율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던 최형우(삼성)는 올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경쟁에서 뒤떨어졌다. 최형우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타율·최다안타·출루율 3관왕을 차지한 이대호(오릭스)는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그들이 빠진 자리는 이제 강정호와 김태균의 이름으로 채워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