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이 지쳤는가.
KIA 4번타자 최희섭(33)이 눈에 띠게 지쳐보인다.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1루수 최희섭은 5회말 1사 1,3루에서 빗맞은 땅볼을 잡아 홈에 악송구를 했다. 글러브에서 볼이 늦게 나오는 통에 급하게 서두르다 악송구했고 한 점을 주고 말았다.
지치면 가장 드러나는게 수비이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순간적인 순발력이 떨어져 몸놀림이 현격하게 둔해진다. 실수가 나오고 잡을 수 있는 볼을 잡지 못한다. 최희섭은 실제로 "많이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희섭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광주에 남아 재활군에서 나홀로 훈련을 했지만 체력훈련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들었지만 정작 체력에 중요한 러닝 등이 부족했다. 예전 같으면 젊음 하나로 버텼으나 이젠 30대 중반이 되면서 장담할 수 없다.
선동렬 감독도 5월들어 최희섭이 지친 기색을 보이자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데다 3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르면서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1경기 출전을 제외시켰다. 그는 휴식후 지난 5월 12일 광주 두산전에서 만루홈런을 날려 보답을 했었다.
이처럼 최희섭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휴식이다. 그러나 최희섭의 타격은 여전히 쓸만하다. 찬스에서 득점타를 터트려주기 때문이다. 상대에게도 위압감을 주어 타선에서 빼기는 어렵다. 최희섭을 지명타자로 기용하려면 기존 지명타자 나지완이 외야수로 나서야 된다.
그러나 김원섭 이용규 이준호 모두 잘하고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 특히 중고신인 이준호가 수비와 공격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최희섭의 휴식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4번타자 최희섭의 체력이 공수의 변수가 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