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배운다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인천 삼산체육관에서는 1층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한 선수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주인공은 이상수(21, 삼성생명, 세계랭킹 60위). 관중들은 세계랭킹 1위를 자랑하는 최강 마룽(중국)을 완벽하게 제압한 이상수에게 박수를 끝까지 쳐주었다.
이상수는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서 열린 '2012 KRA 한국마사회 코리아오픈' 대회 4일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마룽을 상대로 4-1(11-6 11-9 11-13 11-9 11-9)로 승리하며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랭킹 60위에 불과한 이상수는 경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이 이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마룽과 이상수의 순위는 59위. 말이 59위지 실력 차는 그 이상이라는 것이 중론. 이상수는 이 경기 전까지 마룽과 2번 만나 모두 패했다.
이상수는 "당연히 처음에는 배운다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마룽이 긴장을 심하게 했고 기술이 통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 마룽을 이긴 것을 계기 삼아 자신감을 높이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 스타일이 공격적인 탁구다. 그래서 공격적인 운영을 계속해서 파고들었는데 잘 통했다. 3세트에는 조금 신중한 모습을 보였는데 패배했다. 그래서 그냥 하던대로 하자고 생각, 몸에 힘을 빼고 경기에 임했다. 최대한 선제 공격을 하는 쪽으로 파고들어서 승리를 따냈다"고 승인을 전했다.
세계최강의 마룽을 꺾었지만 이상수는 자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룽에게 승리했지만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만족하지 않고 실력을 갈고 닦아 더 잘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더욱 정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이상수는 이날 승리로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당연히 목표도 높게 잡았다. 그는 "작년 대회 때에는 아쉽게 준우승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지만 될 수 있으면 우승을 했으면 한다"고 목표를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도 있었다. 당연히 국가대표로서 메달을 따는 것. 이상수는 "짧게는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리고 길게 봐서는 2016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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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