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든 살려고요".
서건창(23, 넥센 히어로즈)은 지난 18일 목동 삼성전에서 팀이 4-4로 맞선 6회 2사 1,2루에서 장기영의 내야안타 때 재치있는 홈 쇄도로 앞서가는 점수를 뽑아냈다. 이어 8회 이날 두 번째 2루타로 출루, 결승점을 올리기도 했다.
자칫 런다운에 걸려 아웃당할 수 있는 위기였다. 이때 상황에 대해 묻자 서건창은 "어떻게 해서든 살려고 열심히 뛰었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예전 그의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 맹타를 휘두른 서건창은 당시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활약에 대해 "어떻게든 살아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신고 테스트 입단 후 새 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의 그때 마음은 누구보다 절실했다.
그리고 그의 올 시즌은 드라마틱했다. 2008년 LG 트윈스에 신고선수 입단 뒤 방출, 넥센 입단을 거쳐 김시진(54) 감독의 눈에 든 서건창은 생애 첫 개막 엔트리 진입, 개막전 선발 출장의 꿈을 이뤘다. 개막전에서는 역전 적시타로 MVP가 되기도 했다.
경험 부족과 타격 부진으로 다시 잊혀졌지만 그는 언제나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 좌투수가 아닐 경우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2루수가 됐다. 3개월이 지났고 갓 입단한 선수에서 넥센의 어엿한 주전 2루수로 위치도 바뀌었지만 그의 절실한 플레이는 변한 게 없었다.
그는 최근 타격폼을 바꿨다. 박흥식(50) 타격코치의 조언에 따라 히팅포인트를 앞에 놓고 치는 연습을 했다. 그 결과 스윙을 크게 하지 않고도 타구를 멀리 보내 장타를 늘리고 있다. 체격이 크지 않지만 타율이 2할9푼1리, 장타율이 4할7리에 이르는 비결이다.
서건창은 지난 19일 목동 삼성전에서는 2루타 두 개 포함 무려 4안타를 폭발시켰다. 끊임없는 연습과 연구. 그리고 살아나가려는 절박함. 서건창의 꾸준한 야구가 요즘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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