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타율 4할’ 박용택, 4월 정성훈 바통 이어받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5.20 07: 05

“4월에는 정성훈이 잘해줬는데 5월에는 내가 잘해보도록 노력하겠다”.
LG 외야수 박용택(33)은 지난 5일 4안타로 활약한 두산과 어린이날 클래식매치 후 4월의 홈런왕 정성훈에 이어 5월에는 자신이 그 뒤를 잇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박용택의 말은 현실이 되고 있다.
박용택은 5월 17경기에 출장, 타율 4할4리 4홈런 11타점 8도루를 기록하며 정성훈의 4월에 뒤지지 않은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무엇보다 박용택의 활약이 가치 있는 것은 팀의 요구에 맞게 여러 역할을 소화하면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4월 개막부터 박용택은 1번 타자와 2번 타자를 번갈아가며 수행하는 한편 지명타자·좌익수·중견수로 수차례 수비 위치를 바꿨다.
지난 2년 동안 박용택은 LG 외야진이 포화 상태에 놓이면서 대부분의 경기에서 지명타자로 나섰다. 2010시즌에는 107경기 중 78경기를, 2011시즌에는 115경기 중 86경기를 지명타자로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박용택은 2년간 거의 외야를 떠나있었음에도 최근 연일 호수비를 펼치며 수비에서도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년 연속 풀타임 외야수 자리에서 멀어졌지만 올 시즌에는 외야수로서 경기를 치를수록 타구판단 및 포구와 송구가 정교함을 더해간다.
LG 김기태 감독은 올해 전지훈련에 앞서 박용택에게 외야수비에 나설 것을 요구 했고 박용택은 전지훈련 동안 부단히 외야수비력 향상에 매진했다. 최근 호수비 원인에 대해 박용택은 “그래도 야구를 해온 20년 동안 쌓아놓은 외야수비가 있다. 계속 잘할 자신이 있다”면서 “사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지명타자가 낫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수비를 하는 게 타격에 도움이 된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서 이점을 잘 알고 배려해주시는 거 같다”고 외야수비에 나설 경우 공·수 모두에서 오히려 경기가 잘 풀린다고 전했다.   
박용택은 지난 시즌 4월 한 달간 타율 3할4푼6리 6홈런 20타점 23득점으로 4월의 MVP를 수상했었다. 당시 많은 홈런을 목표로 4번 타자 역할을 맡았던 박용택은 4월 이후 꾸준히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좀처럼 강타자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박용택은 올 시즌 4번 타자 겸 지명타자의 중책을 벗었고 동시에 컨디션도 작년처럼 4월 오버페이스가 아닌 시즌 내내 꾸준함을 중점으로 가져가는 중이다.  
박용택은 “올해는 5월이나 6월쯤에 컨디션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뜻대로 되고 있다"며 "타격감은 원래 실전에서 투수들과 상대하면서 생긴다. 계획했던 그대로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이병규(9번)와 함께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이다. 공수주에 모두 능하며 팬들을 향한 매너나 야구 외적인 센스도 빼어나다. LG에서 유일하게 홈런왕과 도루왕, 그리고 타격왕을 동시에 석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기도 했다. 박용택이 지난 2년 동안 닫아놨던 수비의 문을 열어 비로소 자신의 재능을 만개할지, 그리고 지금의 활약상을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