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무너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네요.”
지난 1월 30일 시작된 MBC 노조의 파업이 100일을 훌쩍 넘어버렸다. 그 사이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16주 결방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일밤’은 30년 만에 외주제작사에게 코너를 맡겼다.
현재 외주제작사가 제작하고 있는 ‘일밤-남심여심’과 ‘주병진의 토크콘서트’는 낮은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심지어 ‘남심여심’은 1~2%대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 프로그램 제작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간판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으로 MBC 전체 시청률은 뚝 떨어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선방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여기저기에서 MBC 예능 프로그램의 벽돌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서 안타깝다”면서 “파업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폐지 수순을 밟았거나 손질을 봤을 프로그램들이 있다.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 정도라도 해주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보도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고 있는 드라마 역시 파업의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종영한 ‘해를 품은 달’은 종영을 코앞에 두고 결방 사태가 벌어졌으며, ‘빛과 그림자’는 자체제작 드라마인 ‘골든타임’ 제작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14회 연장이라는 무리수를 뒀다. 시청률 30%를 내다봤던 '빛과 그림자'는 연장 후 늘어지는 전개로 현재 20%대에서 요지부동이다.
예능국과 마찬가지로 드라마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빛과 그림자’가 시청률 답보 상태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래도 힘들게 연장해서 제작하고 있으니까 그 정도만 버텨줘도 선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면서 파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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