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잡냐? 어휴~".
SK 내야수 정근우(30)는 리그 최고 수비를 자랑한다. 드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그리고 정확한 송구까지 흠잡을데 없는 수비를 자랑한다.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3회 2사 1·2루에서 김태균의 우측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여유있게 걷어낸 뒤 정확한 1루 송구로 아웃시키며 김태균과 한화를 맥 빠지게 만들었다.
하루가 지난 20일 대전구장. 정근우는 "어제 태균이랑 전화통화했는데 욕 먹었다. '어떻게 그걸 잡냐'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정근우와 김태균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신으로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4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는 김태균은 자신의 안타를 훔친 정근우에 장난 섞인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근우는 김태균의 안타성 타구를 아웃시키고 공수교대로 덕아웃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미소를 지어보이며 김태균과 한화를 더욱 배아프게 했다. 정근우는 "공을 잡고 송구를 하려는데 양 팔을 저으며 뛰어오는 태균이가 모습이 너무 웃기더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며 웃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정근우가 얄밉기는 마찬가지. 한 감독은 "정근우와 최정이 야구를 진짜 얄밉게 잘한다. 딱 빠지는 것이었는데 그걸 여유있게 잡아서 처리하더라. 수비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야구를 그렇게 약게 해야 하는데…"라며 정근우와 최정을 보며 부러움을 드러냈다. 한화는 리그 최다 실책(27개) 팀이다.
정근우는 "요즘 방망이를 못 치니까 수비라도 잘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올해 수비 훈련량이 예전보다 줄었지만, 선수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개인적으로도 충분한 수비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정근우 네가 2루수 중 최고다. 메이저리그에 가도 주전 2루수다. 무대가 너무 좁은 것 같다"며 극찬한 뒤 "돈을 많이 줄테니 무조건 SK에 남으라"는 말로 내년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정근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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