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말 잘 친다. 어떤 말도 해줄 필요 없다".
지난 12일 한화 신임 타격코치로 부임한 김용달 타격코치는 열정적이다. 경기 전 훈련 때 선수들에게 1대1로 바짝 달라붙어 타격 지도를 아끼지 않는다. 머리·어깨·다리를 직접 만져가며 끊임없이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몸과 마음으로 선수들을 어루만지는 김용달 코치의 레이더망에 벗어나있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4번타자 김태균(30)이다.
김용달 코치는 "될 수 있으면 태균이에게 타격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 타율 4할5푼으로 한창 좋기 때문에 지금 오히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워낙 잘 맞고 있기 때문에 원래 하던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지금은 어떤 말도 필요없다. 접근하지 않는 게 낫다"며 김태균과 거리를 두는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김태균은 경이적인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개막전 5타수 2안타 타율 4할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이게 가장 낮은 타율이다. 3할대는 커녕 4할4푼 미만으로도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 11일 청주 롯데전부터 최근 9경기에서 계속 4할5푼대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개막 후 35경기 타율 4할5푼1리.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55개)·볼넷(23개)으로 출루율도 전체 1위(0.534)에 올라있다.
그러나 정작 김태균 본인은 진심으로 불만족스럽다. 타율을 떠나 기대 만큼 나오지 않는 홈런 때문이다. 아직 홈런이 5개인데 이는 김태균에게 기대한 수치는 아니다. 김태균 스스로도 "지금까지 안타 중 마음에 드는 스윙이 별로 없다. 프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히팅포인트가 앞에 있는 타자들은 앞에서 맞아 홈런이 나올 수 있지만 나처럼 히팅포인트가 뒤에 있는 타자들은 다르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분명히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걸 찾으려 한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일부러 김태균과 거리를 두고 있는 김용달 코치. 그가 생각하기에 김태균의 장타 고민은 어떻게 받아들여 졌을까. 김 코치는 "지금 타격을 보면 볼을 너무 몸에 끌어다놓고 있어 엉덩이가 지나치게 뒤쪽에 있다. 이대호처럼 힙턴을 통해 투수 쪽으로 이동시키는 중심이동이 이뤄진다면 4할은 4할대로, 장타는 장타대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조언을 하기보다 지켜보는 쪽을 택한다. 김 코치는 "지금은 계속 지켜보며 장단점을 체크하는 중이다. 나중에 태균이 체력이 떨어지거나 슬럼프 기미가 보일 때 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히프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은 정말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말도 해줄 필요가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김태균은 지난 20일 대전 SK전에서 10경기 무홈런 침묵을 깨고 시즌 5호 홈런을 작렬시켰다. 김태균은 "4할은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그렇다고 홈런만 많고 타율이 낮은 고민도 하고 싶지 않다. 난 3할대 초반 타율에 홈런을 30개 이상 치는 게 딱 좋다. 어떻게든 올해 홈런 30개는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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