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마음으로 한 시즌 더 뛴 후 은퇴하겠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38)이 21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부산 KT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서장훈은 1년 계약조건으로 연봉 1억 원에 KT와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서장훈은 KT 유니폼을 입고 1년간 더 코트를 누비게 됐다.
서장훈은 입단 기자회견서 "그동안 언론과 접촉을 피하며 조용하게 지냈다. 그러나 오늘은 팀을 옮기게 되면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운을 뗀 뒤 "정말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 KT 구단과 전창진 감독님께 우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는 말 보다는 최선을 다해 남은 시간동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롭게 시작되는 시즌을 마치면 은퇴할 예정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은퇴를 하겠다"면서 "이번에 KT에서 받게 되는 연봉 1억 원과 개인적으로 1억 원을 내놓아 그동안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차원에서 2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은퇴를 결정하게 된 서장훈은 "원래 나의 계획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생각이었다. 최악의 상황이 아니면 은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시즌은 악몽과 같은 시즌이었고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나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하기 위한 차원이다. 내년이면 나이가 마흔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더 이상 주전으로 뛰는 것에 대해 욕심을 갖지 않았다. 그는 "주전으로 뛰는 것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저 열심히 뛸 것이다. 다른 선수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서장훈은 "이미 마지막 해라고 각오를 밝혔기 때문에 정신 자세나 기분이 더 강해졌다. 말은 필요 없다"면서 "내 스스로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는 서장훈은 영구 결번에는 연연하지 않았다. 서장훈은 "영구 결번과 같은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할 곳도 없다" 며 "내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단 영구 결번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T로 이적한 배경에 대해서는 "전창진 감독님께서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이 있어 나를 영입하셨다기 보다는 개인적인 입장을 배려하신 것 같다. 그저 함께 열심히 노력해 보자는 말을 하신 것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에 대해서 그는 "지금 당장 우승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3년간 KT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KT만의 고유한 분위기에 방해가 되지 않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백의종군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장훈은 "25년간 농구를 하면서 지난 시즌은 정말 어려움이 많았던 시즌이다"라면서 "악몽과 같은 기억으로 은퇴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1년 더 하게 됐다. 한 시즌 더 하게 된 것은 명예 회복과 함께 그동안 내가 받았던 과분한 사랑을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돌려 드리고 싶기 때문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10bird@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