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사직 롯데전부터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6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2위 자리를 꿰찬 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이 기간 동안 팀 타율(.324) 1위, 팀 평균자책점 1위(2.33), 팀 장타율 1위(.541) 홈런 공동 1위(10개)를 기록하며 롯데와 삼성을 울리고 다른 팀에게도 위협적인 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넥센의 상승세를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실제로 넥센에는 '풀타임 신인'이 많다. 4번타자 박병호(26)는 지난해 트레이드 전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다. 현재 선발진 중 국내 무대에서 규정 이닝을 채워본 투수는 브랜든 나이트(37) 한 명뿐이다.

다행히 선발진은 풍성하다.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33)이 건재하다.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문성현(21) 대신 김영민(25)이 두 경기 연속 승을 따내며 호투하고 있고 18일 국내 첫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병현(33)과 장효훈(25)은 각각 한 경기씩 선발로 나와 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심수창(31), 문성현이 돌아올 길도 열어놓고 있다.
걱정은 타선이다. 이택근(32)도 부상으로 2년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중심 타선 중 그나마 강정호가 풀타임 4년차다. 상위타선 정수성(34), 장기영(30), 하위타선 허도환(28), 서건창(23)이 실질적인 첫 풀타임 시즌을 맞는다.
넥센은 중심타선의 체력 안배를 위해 3번 이택근과 4번 박병호를 가끔씩 지명타자로 배치하고 있다. 이택근 대신 정수성이 중견수를, 장기영과 재활 후 합류한 유한준(31)이 좌-우익수를 맡는 식이다. 1루수에는 박병호를 대신해 오재일(26)이 들어갔다.
넥센은 또 포수 최경철(31)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허도환의 짐을 덜어줬다. 좌타자 서건창은 우타자 지석훈과 좌우 투수에 따라 교대로 2루를 지킨다. 다른 팀에 비해 선수층이 두텁지 않지만 효율적인 기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다만 유격수라 체력 소모가 훨씬 큰 강정호는 체력 관리를 특별히 하고 있다 해도 대체자가 없어 우려할 만한 사항이다.
박흥식(50) 넥센 타격코치는 최근 팀 상태에 대해 "언젠가 고비가 올 수 있다. 그것을 이겨내면서 크는 법을 배울 것이다. 우리 팀이 단기간에 강팀으로 클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없다. 다만 선수들이 부상 없이 이 정도로 계속 성장해간다면 늦어도 2014년 쯤에는 우승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코치의 말에 일리가 있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팀이 단기간에 우승권에 진입하는 것은 복잡한 스포츠 야구의 특성상 힘든 일이다. 적당한 체력 유지로 선수들이 올해 마음껏 뛰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올해 넥센의 화두는 '완성'이기보다는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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