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가 조용한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는 최근 선발 라인업이 눈에 띄게 젊어졌다. 유격수 하주석(18) 외야수 양성우(23) 3루수 오선진(25) 포수 정범모(25) 등 만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대거 포진했다. 개막 한 달 반이 지나며 팀 성적이 떨어졌고, 주축들이 빠진 사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7일 사직 롯데전 개막전 때만 하더라도 만 27세 최진행이 선발 라인업 중 가장 막내였다. 30대 이상 선수가 7명이었고, 20대 선수는 최진행과 이여상 단 2명뿐이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 20일 대전 SK전에서는 만 25세 이하 선수 4명이 포함돼 평균 연령이 확 젊어졌다. 개막전 31.9세보다 27.9세로 4살이나 더 젊어졌다.

올해 입단한 신인 하주석과 양성우는 한대화 감독이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하주석은 아직 타격이 부족하지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발을 갖췄다. 이대수가 2군으로 내려간 후 주전 유격수로 나오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는 10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조금씩 타격도 좋아지고 있다. 중고참이 많은 외야진에서는 양성우가 시즌 두 번째 선발출장이었던 20일 SK전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줬다.
한대화 감독은 "하주석은 아직 타격에서는 부족하지만 수비력이 좋다. 어린 나이에도 선배들에게도 잘 하고, 하고자 하는 자세가 됐다"고 칭찬했다. 양성우에 대해서도 "강동우를 이을 1번타자감이다. 공수주가 좋은데 공을 볼 줄 아는 선구안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양성우는 안타(3개)보다도 많은 볼넷(5개)을 골라내며 타석당 투구수 5.0개로 20타석 이상 타자 중에서 가장 많을 만큼 1번타자의 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3루수 오선진과 포수 정범모도 새롭게 뜨고 있다. 5년차가 된 오선진은 이여상이 2군으로 내려간 뒤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약점이 타격이었는데 최근 5경기에서는 20타수 6안타 타율 3할 1홈런 6타점으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7년차 정범모도 신경현과 최승환 두 베테랑 포수가 빠진 틈을 타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상대에게 쉬운 도루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최근 3경기 3안타가 모두 2루타일 정도로 장타력도 갖췄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팀 성적도 나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했다. 성적은 성적대로, 세대교체는 세대교체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투수진에 비해 야수진의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뜻하지 않은 부진이 야기한 젊은 야수들의 약진은 한화의 조용한 리빌딩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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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석-양성우-오선진-정범모(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