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KC포가 본격적으로 발진하고 있다.
한화 김태균(30)과 최진행(27)이 동반폭발하고 있다. 4할 타자 김태균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제 몫을 하고 있고, 4월 한 달 간 슬럼프를 겪은 최진행이 5월부터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김태균-최진행의 KC포가 동시에 터지자 한화 타선의 힘도 세졌다. 최근 9경기에서 평균 6.89득점을 올리며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최진행이 확실히 좋아졌다.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며 "뒤에 좋은 타자가 있으면 상대 투수들도 (김)태균이와 승부를 해야만 한다. 정면 승부를 하게 되면 상대 투수의 실투가 나오게 되어있다. 그러다 보면 태균이도 장타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4할5푼대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홈런포에 갈증을 느낀 김태균에게 최진행의 부활은 큰 힘이 된다.

김태균은 "(최)진행이가 잘 하든 못 하든 뒤에 있는 것과 없는 건 분명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행이 다시 1군에 합류하기 전까지 22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한 김태균은 최근 13경기에서 타율이 4할8푼9리로 더 올랐다. 같은 기간 최진행도 타율 4할2푼6리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4~5번은 쉽게 건너갈 수 없는 공포의 라인이 됐다. 최근 5경기 타율만 따지면 김태균이 4할3푼8리로 다소 내려갔지만 최진행은 5할2푼4리로 더 올랐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다면 역시 장타다. 김태균은 "(최)진행이가 홈런 40개를 쳐주면 내가 이렇게 쳐도 문제없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홈런도 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타율에도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한대화 감독도 "팀의 상황이 안 좋으니 태균이가 장타보다는 살아나가려는데 집중하고 있다. 팀 성적이 좋으면 큰 것도 노릴텐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이는 최진행도 다르지 않다. 올해 홈런 1개에 그치고 있는 최진행은 "타율도 타율이지만 홈런을 좀 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달 타격코치도 'KC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으로 '장타'를 꼽았다. 특히 최진행의 장타에 주목했다. 김용달 코치는 "바깥에서 봤을 때 최진행은 30홈런을 친 중심타자 경험이 있는 좋은 타자였다. 자신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최진행이 갖고 있는 풍부한 가능성을 높이 샀다. 실제로 김 코치가 '키워보고 싶은 선수'로 첫 손가락에 지목한 타자도 최진행이었다.
김 코치는 최진행에 대해 "작년까지 집중견제를 당하다 보니 헛스윙이 많았다. 중심을 너무 뒷 다리에 두고 있었는데 앞다리에 중심을 이동하며 공격적인 자세로 치고 있는 게 좋아졌다"며 "아무래도 태균이가 빠른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진행이의 장타력이 필요하다. 하체 밸런스가 더 좋아지고, 라인 드라이브 타구들이 더 뜨게 되면 장타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에 대해서도 김 코치는 "지금은 워낙 잘 맞고 있기 때문에 따로 조언이 필요없다. 나중에 체력이 떨어지고, 슬럼프 기미가 보일 때 중심을 투수 쪽으로 이동하는 히프 사용법을 통해 4할 타율을 유지하며 장타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KC포의 2% 모자란 장타력이 회복된다면 그 효과는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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