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순위 판도, 마운드 높이에 갈리고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22 15: 06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인가.
2012 팔도 프로야구가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25.2%를 소화하며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촘촘하게 붙어있던 순위표는 지난 주말 13년만의 전구장 스윕으로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1위 SK, 2위 넥센, 3위 LG, 4위 롯데가 2.5경기 내로 붙어있는 가운데 5위 두산이 3.5경기, 6위 삼성이 5.0경기, 7위 KIA가 6.5경기, 8위 한화가 8.0경기로 1위 SK와 점차 격차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혼전 속에서 순위 판도를 가르는 기준점이 되고 있는 게 바로 평균자책점이다. 예상밖 1~3위에 올라있는 SK·넥센·LG가 나란히 팀 평균자책점 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7~8위로 떨어진 KIA와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에서도 7~8위에 머물며 마운드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도 여지없이 '야구는 투수놀음'이 되고 있는 것이다.

▲ SK·넥센·LG 돌풍의 근원
2007~2010년 4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고, 지난해에도 2위에 올랐던 SK는 올해도 3.60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랭크돼.있다. 김광현과 아퀼리노 로페즈 그리고 송은범까지 주축 투수들이 모두 전열에서 빠져있지만, 두터운 불펜을 바탕으로 변함없는 짠물 야구를 구사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3.8점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4점대 미만인데 8개 구단 최소실책(12개)의 수비진도 마운드를 뒷받침한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넥센도 평균 득점(5.29)·홈런(36개) 1위의 막강 화력이 돋보이지만 마운드의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다. SK 이만수 감독은 "마운드가 좋아졌다. 젊은 투수들이 자리를 잡았다"며 넥센의 상승요인을 바라봤다. 실제로 넥센은 팀 평균자책점 3.84로 이 부문 3위인데 강윤구가 기복이 있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고, 김영민·장효훈 등 유망주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브랜든 나이트(5승)와 앤디 밴 헤켄(3승)은 8개팀 외국인 투수 최다 8승을 합작했다.
하위권으로 지목된 LG가 3위로 예상밖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데에도 마운드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팀 평균자책점 3.80으로 이 부문 2위인데 2003년(3.98) 이후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운드가 몰라보게 안정돼 있다.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 외에는 확실한 선발이 없지만 '깜짝 선발 로테이션'이 효과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중간 유원상과 마무리 봉중근이 자리잡아가며 탄력을 받았다. 송신영·박현준·김성현 등의 공백은 전혀 없다.
▲ 한화·KIA 마운드에 발목
반면 하위팀들은 마운드가 고민이다.
최하위 한화는 팀 타율 1위(0.280)에 올라있지만 8개 구단 유일의 5점대(5.08)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마운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원투펀치' 류현진과 박찬호에 3선발 양훈까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그 외의 투수들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불펜이 8개팀 유일의 5점대(5.00) 평균자책점으로 6회 이후 역전만 5번 허용했다.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의 세이브 개수는 6개로 5월부터 마무리를 시작한 LG 봉중근(6개)의 세이브수와 같다.
투수조련의 대가로 통하는 선동렬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KIA도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평균자책점 7위(4.67)에 그칠 만큼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선발진의 에이스 윤석민과 베테랑 서재응 그리고 중간의 신인 박지훈을 제외하면 크게 도움되는 투수가 없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을 정도로 뒷문도 불안불안하다. 좌완 양현종과 파이어볼러 한기주 그리고 대체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의 가세로 앞으로 반등 여지가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올해 6위로 고전하고 있는 것도 지난해 1위(3.35)에서 올해 4위(4.17)로 떨어진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불펜을 비롯한 전체적인 마운드의 힘이 떨어진 탓이다. 5위 두산은 평균자책점도 5위(4.30)에 그칠 정도로 애매하다. 평균자책점 6위(4.45)의 롯데만이 4위권에 들며 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마운드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