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방정식은 성립될까.
'해결사' 이범호(31)가 왼쪽 허벅지 통증을 딛고 돌아오자마자 맹타를 휘둘렀다. 17일 대구 삼성전에 복귀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롯데와의 사직 주말 3연전에서 홈런 2개 포함 11타수 6안타를 쏟아냈다. 이범호의 진가를 보여준 3연전이었다.
그러나 이범호의 활약에도 팀은 4연패를 당했다. 이범호의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선의 집중력이 생기지 않았다. 20일 경기만 살펴보면 1회초 2사후 김원섭이 2루타를 치자 이범호는 걸어나갔다. 그러나 최희섭이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초 2사 2루에서 이범호가 중전적시타를 때렸고 최희섭이 좌전안타가 나왔다. 그러나 나지완이 2루수 뜬공으로 찬스를 잇지 못했다. 9회에서도 1사후 이범호 좌전안타, 최희섭 볼넷으로 동점기회를 잡았지만 나지완이 좌익수 직선타구로 잡혔다. 이범호가 3타점을 올렸지만 팀은 4득점에 그쳤다.
전형적인 엇박자 타선이었다. 결국 득점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이범호의 뒤에 포진했던 최희섭과 나지완이 열쇠를 쥐고 있다. 아울러 이용규와 김선빈의 테이블세터진의 출루율이 높아야 이범호의 득점타를 기대할 수 있다. 작년 전반기 맹위를 떨친 득점 방정식이었다. 이처럼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야 득점력이 나아질 수 있다.
개선의 조짐은 보인다. 이용규가 최근 타격 상승세에 올라 있고 고관절 통증으로 휴식을 취했던 안치홍도 본격적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나지완은 최근 6경기에서 3할3푼3리로 컨디션이 좋다. 최희섭도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이범호의 존재감을 확인한 KIA 타선이 본격적인 공세장세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