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차 연예인에게는 중견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고 1990년대 후반~2000년대를 풍미했던 아이돌그룹에게는 아이돌의 조상이라는 표현이 따르는 요즘이다. 만일 연기 경력이 100년인 배우가 존재한다면 그에게는 어떤 표현을 써야할까.
22일 오후 종영을 앞둔 tvN 월화드라마 '결혼의 꼼수'(극본 박형진, 연출 이민우)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역 배우 출신 3인방이 출연했다. 바로 서재경, 이민우, 김동수다. 가장 고참인 김동수는 지금은 사라진 방송사 TBC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36년 차 배우가 됐다. 뒤를 이어 이민우와 서재경이 각각 32년, 22년을 채웠다. 셋이 합쳐 90년이다.
'결혼의 꼼수'에서 훈훈한 돌싱 서장원을 연기하는 이민우는 1976년 생으로 1986년 드라마 ‘꾸러기’로 이름을 알린 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공룡선생’, ‘춘향전’, ‘사랑이 꽃피는 교실’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최근까지 꾸준히 연기 활동을 벌인 이민우는 드라마 ‘열아홉 순정’, ‘인생은 아름다워’, ‘공주의 남자’ 등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쳤다.

극중 숨겨진 재벌 2세, 미국의 땅부자 김순돌 역을 맡은 서재경은 만 4세이던 1986년 ‘한 지붕 세 가족’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드라마 ‘목소리를 낮춰요’, ‘사춘기’, ‘카이스트’, ‘학교3’, 영화 ‘웰컴투 동막골’, ‘와일드카드’ 등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아역 3인방 중 맏형인 김동수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돌아오라, 개구리 소년’, ‘박봉곤 가출 사건’, 드라마 ‘모래시계’ 등 장르를 막론하고 열정적인 배우 인생을 살아왔다. 연기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달리 그는 '결혼의 꼼수'에서 이학군(윤주상)의 비서 최벨라의 남편으로 무능력의 상징. 야망도 능력도 없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지극한 오 부장으로 출연했다.
100년에 가까운 연기 경력을 가진 만큼 '결혼의 꼼수' 현장은 이들 3인방의 카리스마로 가득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혼의 꼼수' 한 관계자는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 세 사람의 연차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더해보니 100년 가까운 세월이더라. 그런 세 사람이 모인 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극중 서재경의 상대배우로 등장하는 김세정 역시 "함께 호흡을 맞추다 보면 서재경 선배님의 연륜이 느껴진다. 현장에서 항상 여유있는 모습으로 저를 리드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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