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국프로야구 타격 7관왕답다.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가 연일 대포를 쏘아올리며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이대호는 2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교류전에서 7회 쐐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지난 19~20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이어 3경기 연속을 대포를 폭발시켰다.
흥미로운 건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동안 타구 방향이 제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19일 야쿠르트전에서는 토니 바넷의 몸쪽 높은 137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비거리 110m 좌월 투런 홈런을 쳤다. 이어 20일 야쿠르트전에서는 오시모토 다케히코의 가운데 높은 140km를 직구를 밀어쳐 비거리 120m 우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날 한신전에서는 쓰루 나오토의 바깥쪽 높은 122km 슬라이더를 결대로 부드럽게 받아쳐 중앙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25m 투런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동안 좌월-우월-중월로 고르게 타구를 넘기며 스프레이 히터의 본색을 보여줬다. 1~4호 홈런은 모두 좌측이었지만 5호 홈런부터 좌측으로 잡아당긴 건 하나뿐. 오히려 우측으로 밀어친 게 2개나 된다.
3~4월의 이대호와 5월의 이대호가 달라진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3~4월 24경기에서 안타 20개를 터뜨린 이대호는 정확히 절반에 해당하는 10개가 좌측으로 잡아당긴 안타였다. 가운데로 7개, 우측으로 3개의 안타를 쳤지만 전반적으로 잡아당긴 타구가 많았다.
하지만 5월 17경기에서 때린 안타 19개 중 좌측 잡아당긴 안타는 7개로 비율이 50.0%에서 36.8%로 10% 이상 줄었다. 반면 중전 안타가 8개로 좌전 안타보다 많아졌고, 우측으로 밀어친 안타로 4개로 늘어났다. 이대호 특유의 '스프레이 히터'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안타뿐만 아니라 홈런도 좌-중-우로 고르게 보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초유의 타격 7관왕을 차지했을 때에도 이대호의 홈런 44개 중 좌측으로 잡아당겨 넘어간 게 26개로 가장 많았지만, 가운데로 넘어간 것도 11개, 우측으로 밀어서 넘긴 것도 7개나 됐다. 7관왕 시절처럼 스프레이 거포로서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이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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