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터진 박정권, '연승 끝' SK 위안거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23 06: 19

얻어 걸린 것이 아니라 굉장히 잘 쳐서 넘긴 홈런포였다. 시즌 초반 긴 부진의 터널을 걷던 주포의 시즌 첫 홈런. '정권 V' 박정권(31, SK 와이번스)이 뒤늦은 시즌 마수걸이포를 통해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박정권은 지난 22일 문학 두산전에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1-3으로 뒤지고 있던 7회말 2사 주자 없던 순간 상대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의 6구 째 직구(145km)를 걷어 올렸다. 이는 우측 담장을 넘어 외야 불펜으로 떨어지는 추격의 솔로포로 이어졌다. 박정권이 올 시즌 120타석 만에 때려낸 홈런이다.
특히 상대의 실투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 굉장히 잘 던진 공을 제대로 당겨쳐 만든 홈런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상삼은 현재 두산 계투진에서 가장 공이 좋은 축에 속하는 투수. 당시 풀카운트였던 만큼 홍상삼은 타자 몸쪽에 낮게 깔리는 직구를 결정구로 선택했다.

그러나 박정권은 이 공을 걷어올리며 추격점으로 이어갔다. 비록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팀이 3연승 뒤 첫 패배를 맛보았으나 박정권은 이날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분전했다. 올 시즌 박정권의 성적은 33경기 1할9푼1리 1홈런 12타점(22일 현재)이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투수진에서는 박종훈, 타선에서는 박정권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팀에 힘이 붙은 것 같다. 다음 경기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009시즌부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타자로서 자리매김한 박정권의 활약상이 패배의 아쉬움을 씻은 것과 다름없다.
올 시즌 박정권은 주장으로 임명되며 더욱 책임감 있는 시즌을 보내는 중. '즐기면서 경기를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정작 자신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말 못할 마음고생도 심했다. '3번 최정, 5번 박정권'이라는 구상을 미리 세웠을 정도로 팀의 기대가 대단했던 선수였음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웠던 시즌 초반 부진이다.
그러나 박정권은 최근 2경기 연속 멀티히트 및 타점을 통해 제 감을 서서히 찾기 시작했다. 2009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서부터 박정권은 비중이 큰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던져도 다 장타로 연결할 수 있는 선수"라는 위압감을 주던 타자다. 그가 살아났다는 것은 SK가 다시 치고 나갈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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