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춘모, '두 번째 선발'에 주어진 세가지 임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5.23 11: 18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 번 애국가를 듣는다. '10승 투수' SK 선발 제춘모(30)가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제춘모는 23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17일 문학 LG전 선발 등판에서 패전을 기록했던 제춘모다. 그러나  7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으로 1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제춘모는 어깨 부상으로 교체 예정인 아킬리노 로페즈가 빠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 9월 26일 문학 넥센전 이후 600일만의 1군 마운드. 2005년 5월 22일 문학 현대전 이후 6년 11개월 24일(2552일)만에 선 1군 선발 무대였다. 그럼에도 차분하게 제 몫을 해냈던 제춘모였다. 이제 두 번째 등판이다. 제춘모로서는 또 한 번 테스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우연이 아닌 실력임을 증명하라
첫 등판에서 '10승 투수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칭찬을 받았다. 제춘모는 신인 첫 해였던 2002년 9승, 2003년 10승, 2004년 4승을 거뒀다. 통산 23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LG전에서는 이런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옥에 티였던 홈런을 빼면 완급조절이 빼어났다. 최고 139km에 불과한 직구 구속이었다. 하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을 섞으며 완급조절을 완벽하게 해냈다.
지난 번 호투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빠르지 않은 직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스 코스 정확하게 던져야 했다"는 제춘모다. 제구력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호투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평가다.
▲바뀐 투구폼에 적응하라
제춘모의 두 번째 과제는 안정된 투구폼을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온 제춘모는 모험을 택했다. 지금까지의 투구폼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었다. 김상진 투수 코치와 상의 끝에 강원도 속초 캠프에서 땀을 흘렸다.
그 결과 팔 회전을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줄였다. 백스윙을 줄이는 대신 힘을 최대한 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축이 되는 오른 다리는 좀더 곧추 세웠다. 하체를 충분히 이용해 던지는 것으로 많은 것을 수정했다. 투구폼만 보면 전혀 다른 투수다.
제춘모는 "이렇게 대대적인 투구폼 수정은 처음이었지만 내가 살 수 있는 길이 뭔지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그는 "아직도 완전하지 않아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제춘모의 투구를 지켜 본 관계자는 조금씩 투구폼이 변했다고 전했다. 이는 제춘모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바뀐 투구폼에 대한 안정을 찾는 것은 물론 확신까지도 함께 얻을 수 있는 것이 이번 두 번째 등판이 될 전망이다.
▲불펜에 휴식을 안겨라
제춘모는 지난 17일 경기 후 "승패를 떠나 중간 투수를 아낄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임시 선발이었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한 만큼 만족스럽다는 표시였다.
이는 고스란히 다음 경기로 이어졌다. 대전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혈투에 불펜진들의 풀가동이 가능했다. 18일 송은범이 5⅔이닝, 19일 이영욱이 3이닝, 20일 마리오가 3이닝을 소화, 상대적으로 불펜진의 비중이 컸다. 결과적으로 제춘모의 7이닝 피칭이 팀의 3연승에 도움이 된 것이다.
SK는 전날(22일) 두산에 패하며 3연승이 끝났다. 제춘모로서는 당장 팀의 연패를 막아야 할 임무가 주어졌다. 하지만 송은범이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선발진이 약화됐다. 불펜진들의 비중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불펜들의 노고를 덜어줘야 한다.
당장 넥센이 7연승을 달려 여유가 없어졌다. 승차 없이 6리차로 2위인 넥센이다. 제춘모의 피칭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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