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소문난 잔치될까.
지난 4월 24일 광주구장은 관중으로 가득했다. 화요일인데도 1만2500명이 모두 들어왔다. 이유는 단 하나.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한화)와 KIA 에이스 윤석민이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간판의 대결은 그만큼 흥미로웠다.
그러나 두 투수는 모두 상대를 제압하지 못했고 승리를 안지 못했다. 박찬호는 5회 도중 강판했고 4이닝 5안타 6볼넷 4실점(1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개막 2경기에서 17이닝 1실점으로 쾌투한 윤석민은 5이닝동안 7피안타(1홈런)2사사구 8탈삼진 5실점했다. 두 투수의 조기강판과 함께 난타전이 벌어졌고 한화의 16-8로 승리했다.

경기를 지켜본 선동렬 KIA 감독은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구만"이라며 단 한마디로 소감을 정리했다. 두 선수가 너무 잘하려다 힘든 경기를 펼쳐다고 평가한 것이다. 박찬호는 제구력이 흔들렸고 윤석민은 슬라이더가 먹히지 않았다.
박찬호는 연일 만원 관중 앞에서 볼을 던지고 있다. 최고의 국민적 흥행카드였다. 그도 사람인지라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부담을 느낄 수 있었다. 선 감독은 "80%의 힘으만 던지면 되는데 평소와 달리 힘이 들어간 투구를 했다"고 보았다.
박찬호의 키드인 윤석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우상인 박찬호를 의식한 탓인지 평소와 달리 힘이 잔뜩 들어간 투구를 했다. 1회부터 선 감독이 따로 불러 "힘을 빼고 평소처럼 던져라"를 주문할 정도였다. 그러나 감독의 주문과 달리 중심을 잡지 못했고 조기강판했다.
두 투수는 23일 광주구장에서 재격돌을 벌인다. 결국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누가 평정심을 갖고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평정심은 제구력을 좌우한다. 두 번째 관전포인트는 박찬호의 컷패스트볼, 윤석민의 고속 슬라이더가 빛을 발하느냐이다. 과연 재대결에서는 우상과 키드의 명투수전이 전개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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