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께서 기를 많이 주신 것 같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뒤 경북고 시절 은사였던 구수갑 전 대구시 야구협회장에게 공을 돌렸다.
사연은 이렇다. 류 감독은 21일 구 전 회장을 비롯해 도성세 전 영남대 감독, 최교만 경북여고 교장 등 옛 스승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사실 코치 시절에는 스승의 날마다 구두 상품권을 전해드리는게 전부였는데 감독이 된 뒤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는게 류 감독의 설명.

최 교장은 동행했던 김성래 수석 코치에게 "수석 코치는 학교로 말하면 교감과 같다. 교감이 잘 해야 학교가 잘 돌아간다"고 수석 코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고 한다.
구 전 회장은 지난해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한 류 감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단다. "지난해 구 감독님과 식사를 한 뒤 성적이 좋아졌다. 감독님께서도 '삼성이 침체했는데 작년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나 또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연패 탈출을 향한 류 감독의 마음은 간절했다. 삼성은 22일 경기에서 8회 박한이의 결승타에 힘입어 롯데를 5-1로 꺾고 18일 목동 넥센전 이후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스승님께서 기를 많이 주신 것 같다. 작년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대반격을 기대했다.
구 전 회장은 1981년 경북고의 사상 첫 4관왕을 이끈 명장. 류 감독을 비롯해 성준 SK 투수 코치, 최무영 삼성 편성팀장이 4관왕의 주역들이다. "코흘리개 야구선수였던 내가 구 감독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가르침 속에 프로 구단의 사령탑까지 오르게 됐다"는 류 감독. 스승의 기를 받고 대반격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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