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도망가지 않는 '과감함'으로 재변신 성공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23 10: 40

투구 분석 결과 바깥쪽 공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거침없이 직구를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를 가져갔고 이는 호투와 팀 5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로 이어졌다. '써니' 김선우(35, 두산 베어스)의 뒤늦은 시즌 2승의 키워드는 '과감함'이었다.
김선우는 지난 22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84개(스트라이크 54개, 볼 3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무패, 23일 현재)째를 거뒀다. 그와 함께 김선우는 자신의 평균자책점을 6.18에서 5.68로 낮췄다.
이날 김선우는 6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의 모습보다 공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하는 투구를 펼쳤다. 팀이 5연패에 빠진 위기 상황이었던 만큼 김선우는 포수 양의지(25)와 호흡을 맞춰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보여줬다. 홈팀 SK 전력분석 결과 최고 구속은 144km였으며 직구 19개-커브 28개-슬라이더 3개-투심 패스트볼 3개-체인지업 13개-컷 패스트볼 13개로 골고루 던졌다.

84개의 공 중 김선우가 상대 좌-우타자들에게 던진 바깥쪽 공은 단 세 개(스트라이크 2개, 볼 1개)에 불과했다. 반면 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던진 공이 70%에 이를 정도로 과감했다. 가장 많이 채택한 커브의 경우 절반이 넘는 15개가 타자 몸쪽으로 날아갔다. 유인구 성으로 빠지는 공이 8개였고 결정구로 날아간 것도 7개나 되었다.
대체로 투구 분석표를 봤을 때 좋은 피칭을 보여준 투수의 탄착군은 도너츠 모양을 그리게 마련. 게다가 대체로 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가 진하게 표시된다. 그만큼 그 쪽으로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22일 김선우는 오히려 허를 찌르는 과감한 몸쪽 제구가 돋보였다.
팀이 연패 중이었던 만큼 김선우는 노련하게, 최대한 자신의 힘을 내뿜는 전략을 택했다. 어떻게 보면 승리 요건만 충족하고 내려간 등판이 되었으나 뒤를 이은 홍상삼-김창훈-스캇 프록터가 추가 1실점만을 허용하며 승리를 지켰다. 7회 박정권의 솔로포도 홍상삼이 굉장히 잘 던진 공을 더 잘 때려낸 홈런이었다.
경기 후 김선우는 "공 하나하나에 힘을 다해서 던졌다. 예전까지는 최대한 선발 투수로서 경기 당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힘썼다면 SK전은 전력을 다한 경기였다"라며 투구를 자평했다. 타자 몸쪽 공이 쉽게 날아가면 장타 허용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과감한 투구 패턴을 택하면서도 얼마나 힘을 집중시키며 던졌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야구에 정답은 없다. "범타 유도에 확실한 바깥쪽 낮은 제구를 잘해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정설이지만 결국 패턴이 획일화되면 언젠가 공략당하게 마련이다. 허에 허를 찌르는 투구로 승리를 거둔 김선우. 타자의 방망이를 피하기보다 오히려 맞선 김선우의 22일 투구는 충분히 되짚어 볼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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