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오는 6월 9일 새벽 카타르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위해 최강희호 2기에 소집된 구자철(23, 볼프스부르크)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생애 첫 ‘꿈의 무대’가 될 월드컵을 향한 출격만을 기다리고 있다.
1989년생인 구자철은 한국이 홈에서 4강 신화를 달성했던 2002월드컵 세대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는 연일 계속된 히딩크호의 승전보에 나라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2002년의 신화’를 보며 마음 한 구석 태극마크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어엿한 월드컵대표팀 멤버로서 자신의 꿈을 펼칠 무대 앞에 서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신화를 쏘는 등 올 시즌을 화려하게 마치고 귀국한 구자철은 곧바로 대표팀에 소집돼 지난 21일과 22일 파주에 위치한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훈련 중에 만난 구자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은 모습이었다.
구자철은 “2002월드컵이 열리던 시절 중학교 2학년이었다. 그 때 처음 국가대표의 꿈을 꿨는데 이제는 내 자신이 어느덧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 서 있게 됐다. 10년이 흐르고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꼭 월드컵이란 무대에 나가고, 다시 한 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싶다”며 월드컵 전초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지금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 신화를 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사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구자철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 2011아시안컵에서 5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했지만 근 1년 넘게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출전 기회마저도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아우크스부르크에 임대된 꾸준한 기회를 얻게 되자 구자철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며 후반기 5골1도움이라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무대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은 구자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아직까지는 최종예선에 불과하지만 대표팀의 주역으로 월드컵 무대를 맞이하게 된 구자철은 그 첫 발걸음에 대해 ‘부담’이 아닌 ‘믿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큰 무대를 앞두고 있지만 부담이 들기보다는 경험이 그래도 좀 쌓여서 그런지 오히려 열정이 크게 느껴지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더 크다”며 중원의 에이스다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구자철은 “2002년 당시 모두가 빨간티를 입고 있는 모습이나 거리응원까지 모든 것이 생생하다.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고 말하면서 “2002년의 4강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다시 달성하기 힘든 성적일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가지 소망이라면,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2002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다시 한 번 내보고 싶고 그 당시의 희열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며 작지만 큰 소망을 밝혔다.
‘2002월드컵 키즈’로 월드컵이란 꿈의 무대를 10년간 마음에 간직해 왔던 구자철. 그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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