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에닝요 귀화 좌절 후 조심스러워진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5.23 12: 40

"또 잘못 전달되면 안 되는데...".
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에닝요(31, 전북)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23일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훈련을 마친 최강희 감독은 전날 훈련에 참석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말 그대로 원래 예정되어 있던 일이라는 것.
최강희 감독은 "22일 훈련에 선수들과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은 에닝요의 귀화 추천이 거부됐기 때문이 아니다. 원래 예정된 일정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감독이 속좁은 사람처럼 보이면 선수들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가장 미안한 것은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또 이와 함께 에닝요에 대해서도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최 감독은 "에닝요의 귀화와 관련해 왜곡된 부분이 굉장히 많다"면서 "그래서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분명 이것은 축구협회를 비롯 여럿에 부담이 됐지만 중요한 것은 선수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지난 22일 대한체육회는 축구협회가 재심의를 신청한 에닝요의 특별 귀화 자격 심사에 대해 1차와 같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중 국적을 받는 특별귀화 대상자로서 에닝요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체육회의 입장.
최강희 감독은 "에닝요와 직접 통화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받았다"면서 "일련의 처리 과정이 단순히 선수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에닝요가 힘든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전북에서 에닝요와 관계가 문제가 아니라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말하는 것이다. 또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의 전북 복귀 후 에닝요의 활용을 겨냥한 추진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선수와 인간으로서 자신의 의지에 비해 큰 시련을 겪고 있는 에닝요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또 이와 함께 최 감독은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하고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면서 "그렇다고 귀화선수를 안 쓰겠다는 말은 아니다. 일반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면 정당한 절차에 따라 국가대표로 활용할 수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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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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