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FA컵 32강전서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내며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성남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2 하나은행 FA컵 32강전서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수원시청을 5-1로 대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내달 7일 시리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장신 수비수 임종은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고, 체력 비축을 위해 에벨찡요와 남궁웅을 교체 명단에 앉힌 채 사샤-홍철-김성환-한상운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베스트 멤버를 선발 라인업에 총출동시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K리그 명문 팀 성남과 내셔널리그 명문 팀 수원시청의 전력 격차는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성남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은 채 수원시청의 수비진을 위협했고 소나기 골을 퍼부은 끝에 손쉬운 승리를 낚았다.
성남은 전반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5분 프리킥 찬스서 한상운이 왼발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준 것을 사샤가 머리로 정확히 밀어넣으며 수원시청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세를 늦추지 않은 성남은 전반 9분 윤빛가람의 절묘한 스루 패스를 받은 전현철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이정형 골키퍼의 왼손에 막혔고, 2분 뒤 수비수의 볼을 가로챈 전현철이 전력질주한 뒤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절호의 기회에서 날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크게 넘어가며 무위에 그쳤다.
하지만 성남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짧게 넘어 온 크로스를 한상운이 절묘하게 컨트롤 한 뒤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빈 곳으로 정확하게 찔러넣으며 2-0으로 리드해 나갔다.
간간이 역습에 나선 수원시청이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성남은 전반 30분 홍철의 침투 패스를 받은 전현철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간 데 이어 윤빛가람의 중거리 슈팅도 골문을 외면하며 추가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2-0으로 끝날 것 같던 전반 막판 성남이 잠시 방심한 틈을 타 수원시청이 만회골을 터뜨렸다. 수원시청은 전반 45분 김한원이 오른쪽 코너킥에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임성택이 방향만 살짝 바꾸는 센스있는 골로 1-2를 만들며 후반전을 기약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현철을 빼고 에벨찡요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후반 2분 이현호가 수원시청 수비 진영에서 볼을 빼앗은 뒤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이어진 공격에서 요반치치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도 골대를 맞고 나오며 수원시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파상공세를 퍼붓던 성남은 연이어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수원시청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12분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이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세 번째 골을 만들어 낸 데 이어 후반 19분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 대기하고 있던 김성환이 통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원시청은 후반 31분 빚맞은 윤빛가람의 왼발 슈팅이 수비수 조태우의 몸에 맞고 자책골로 이어지며 자멸했다. 성남은 추격의 동력을 잃은 수원시청을 상대로 남은 시간을 여유있게 보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 23일 전적
▲ 성남탄천종합운동장
성남 일화 5 (2-1 3-0) 1 수원시청
△ 득점 = 전 5 사샤 9 한상운 후 12 윤빛가람 19분 김성환(이상 성남) 전 45 임성택 후 31 조태우(자책골, 이상 수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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