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투입 '막내' 김희진, 日 흔들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5.24 06: 58

대표팀 막내 김희진(21, IBK기업은행)이 사고를 쳤다. 그것도 한국의 영원한 숙적 일본을 침몰시킨 '대형사고'였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23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경기장]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 4차전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3-1(25-18, 22-25, 25-17, 25-13)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3-0으로 꺾은 뒤 일본 1진을 상대로 이기지 못하며 22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던 한국에 더할 나위 없이 짜릿한 승리였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이날 34득점(블로킹 3득점 포함 공격 성공률 60.78%)으로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한국을 김연경의 '원맨팀'으로 규정하고 김연경 공략을 위해 초반부터 블로킹 작전을 들고 나왔던 일본을 상대로 분석이 무의미한 압도적인 레벨차를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일본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한 숨은 영웅은 따로 있었다. 스타팅 멤버로 나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1세트 중반 교체된 황연주 대신 들어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맹활약을 펼친 김희진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희진은 코트에 들어가자마자 '날았다'. 묵직한 서브로 일본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라이트에서 공격에 가담하며 매운 맛을 보여줬다. "김연경만 막으면 OK"라고 외쳤던 일본은 난 데 없이 등장한 김희진의 맹활약에 혼쭐이 났다. 김형실 감독 역시 "1세트에 다소 부진했던 황연주를 대신해 투입된 김희진의 활약이 승리에 큰 힘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이날 김희진은 서브 1득점 블로킹 1득점 포함 13득점을 기록하며 김연경을 단단히 뒷받침했다. 1세트에만 서브 에이스 포함 8득점을 올리며 일본의 주의를 분산시킨 김희진은 이날 경기를 통해 김연경에 집중되는 공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로 재조명받게 됐다.
수비가 약한 편이라는 점과 국제대회 경험이 적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서브와 블로킹, 이동공격까지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김희진의 장점이다. 특히 이번 대표팀 '막내'로서 일본의 일방적인 응원이 가득 울려퍼진 국제대회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깜짝 활약을 선보인 김희진이 앞으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새로운 세대교체 카드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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