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위에서 ‘운이 좋은 거야, 나쁜 거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올 시즌은 내가 어떤 성적을 올릴 지 궁금하다”.
승리 페이스는 다소 더딘 것이 사실. 평균자책점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어찌어찌 패전은 면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써니’ 김선우(35)가 자신의 올 시즌 초반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올 시즌 김선우는 8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68(24일 현재)로 시즌 전 기대치에 비해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들고 있다. 첫 경기였던 4월 8일 잠실 넥센전서 보이지 않는 수비 실수까지 겹치며 4⅓이닝 11피안타 9실점으로 국내 데뷔 이래 가장 안 좋은 경기를 펼쳤던 김선우는 최근 두 경기서 다시 안정적인 페이스를 찾고 있다. 지난 22일 문학 SK전서는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2승 째를 거뒀다.

4월 한 달간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김선우는 5월 들어서 일단 2승을 거두며 다시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그와 함께 김선우는 지난해 8월 18일 잠실 LG전부터 이어진 자신의 개인 10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부진했던 경기도 있었으나 패전은 면하면서 얻은 의외의 행운이다.
“SK전에서는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해도 그렇고 이전까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데 힘썼다면 22일 경기서는 팀이 5연패에 빠졌던 만큼 그 연패를 끊는 데 더욱 집중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1승을 거두기가 힘들고 벅차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올 시즌 김선우의 경기는 팀이 리드당하다가도 후반에 동점을 만들거나 경기를 뒤집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 10일 잠실 SK전서 김선우는 5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 위기에 몰렸으나 9회말 2사에서 터진 주장 임재철의 끝내기 2타점 3루타로 시즌 첫 패를 피했다.
“내가 못 했을 때 우리 동료들이 날 보호해줬다. 그만큼 22일 경기를 시작하면서는 ‘이제는 내가 팀을 위해 이겨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주위에서 요즘 날 보고 ‘운이 좋은 거야, 나쁜 거야’라고 이야기하더라. 승운이 있는 편은 아닌데 지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김선우는 개인 승리보다는 팀이 원하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선발로서 매 경기 제 몫을 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김선우는 올 시즌 선발로서 제 몫의 기준이 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3회를 기록했다.
“두 자릿 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시작하니 힘들기는 하더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내 기록은 쳐다도 안 보려고 했다. 초반부터 이렇게 난타를 당했으니. 앞으로 내 2012시즌이 어떻게 전개될 지 나 자신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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