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서 현대 유니콘스의 잔향이 느껴진다?
최근 넥센이 2008년 창단 이후 최다 연승인 8연승 행진을 벌이고 5월 이후 첫 1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자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넥센에서 현대가 느껴진다', '끈기 있는 야구가 예전 현대를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보는 선수들은 현재 팀의 분위기와 현대 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제 넥센에 몇 남지 않은, 현대 전성기 시절을 겪은 선수 중 좌완 오재영(27)이 있다.

오재영은 2004년 현대에 입단해 그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고 팀의 우승과 함께 신인왕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상무 제대 후 2009년 낯선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오재영은 이후 팀의 몇 안되는 희소 좌완으로서 든든한 허리가 돼왔다.
현대 최고의 시절과 넥센 최고의 시절을 모두 겪고 있는 그는 최근 팀의 연승 행진에 기분이 좋다. 2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오재영은 "사람들이 왜 연승 이후를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미리 걱정하지 않고 최대한 분위기 좋을 때 많이 승을 올리고 싶다"며 웃었다.

오재영이 입단한 2004년 현대는 우승을 했다. 그는 "내가 입단했을 때는 너무나도 유명한 베테랑 선배님들이 많았다. 한 마디로 완벽하게 완성된 팀이었다. 사실 그때에 비교하기에 넥센은 아직 부족하다. 말하자면 완성돼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팀을 더 높게 평가했다. 그는 "현재 우리 팀에는 풀타임을 뛰어본 선수도 많지 않다. 반대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우리 팀은 올해보다 내년이, 또 그 다음해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확신에 찬 표정을 보였다.
오재영은 "최근 넥센이 잘 하다보니 현대 때 팬들이 많이 오셔서 그때를 그리워하시는 것 같다. 팬분들이 많아져서 감사하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의 우리 팀 경기만 봐도 재미있다. 커가는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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