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넥라시코 맞나? LG의 커져만 가는 '넥센 공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5.24 09: 46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의 연속이다. 심적 부담이 공포 수준까지 도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LG가 넥센을 상대로 이번에도 자멸했다. LG는 지난 22일과 23일 넥센전에서 이틀 연속으로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하며 무너졌다.
넥센전 1승 6패. 단순 승률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 7승 12패보다 심각하다. 23일 경기만 봐도 기량 외적인 실수가 너무 많이 나왔다. 단순히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비 실수뿐이 아닌, 견제 미스, 주루 미스, 상황 판단 미스, 폭투, 보크 등 야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잘못된 플레이가 한 경기 안에서 매 이닝 터졌다.

올 시즌 LG가 36경기를 치르면서 저지른 실책수는 33개. 이 중 무려 12개가 지난 7번의 넥센전에서 나왔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돌아보면 올 시즌 넥센전에 임하는 LG는 나머지 6개 팀을 상대할 때의 LG와는 전혀 다른 팀이다. 투수 견제 미스 같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실책을 이틀 연속으로 하고 있고 베테랑·신예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했던 실수를 그대로 반복한다.
LG는 22일 6회초 수비 1, 3루 상황에서 김기표의 1루 견제 및 이병규(7번)의 포구 실수로 3루 주자가 홈인, 이날 넥센의 마지막 득점을 어이없게 내줬었다. 23일 역시 6회초 신인 좌완투수 최성훈이 1, 3루의 부담을 이기지 못했고 3루 견제 실책을 저질러 팽팽했던 4-4의 균형이 4-8까지 벌어지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22일 6회말 공격에선 베테랑 박용택이 주루에서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보였다. 무사 1, 2루 이병규(9번)의 좌전 적시타 때 1루 주자 박용택이 좌익수 정수성의 홈 송구를 서둘러 예측, 3루까지 내달리려했고 넥센 정수성은 노련하게 중계플레이에 임해 박용택의 태그아웃을 유도한 바 있다. 23일에는 2루 주자 정성훈이 서동욱의 홈런성 타구에 이도저도 아닌 스킵 동작으로 겨우 한 베이스를 진루하는 데 그쳤고 결국 LG는 4회초 안타 3개에 1점도 올리지 못했다.
 
넥센전 패배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법은 승리뿐이다. 승리만이 분위기 전환을 유도하고 자신감을 회복케 할 수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24일 넥센전도 장담할 수 없지만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가 등판한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주키치는 올 시즌 넥센을 상대한 지난 4월 26일 경기에서 7이닝 무자책점으로 호투했고 지난 시즌에는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3.38을 올렸다. 지난 경기 8회말 오지환의 그라운드 홈런과 9회말 양영동의 3루타에 이은 이진영의 1타점도 대패 속에서 마냥 물러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주키치가 자기 역할을 다한다면, 지난 두 경기에서 마운드를 밟지 않았던 필승조 유원상과 봉중근이 주키치의 뒤를 이어 등판할 것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반드시 넥센과의 상대전적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3일 넥센의 창단 첫 5월 이후 1위 등극에 들러리 역할만 했던 LG가 곧바로 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저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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