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감독이 영화 ‘돈의 맛’에서 논란이 된 장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임상수 감독은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하루 전 지난 22일 서울 한 극장에서 열린 씨네 토크에 참여해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가장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에바의 죽음에 대한 엔딩 신에 대한 질문에 임상수 감독은 “그 부분은 시나리오에도 처음부터 돼있던 설정이다. 모두가 그건 아니라고 만류했지만 그녀의 죽음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위협감을 주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이어 “인터넷에 많은 말들이 있는데 돈에 대한 악취를 참을 수 없어서 눈을 떴다는 설도 있었다”고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장면이었던 만큼 관객들은 그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로버트를 연기했던 영화평론가 달시파켓의 캐스팅 비화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에이전시를 통해 미국배우를 캐스팅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못하는 배우를 캐스팅 할 수밖에 없었을 테고 그럴 경우 한국에서 그 배우가 실력발휘를 못했을 것이다”며 “달시 파켓은 평소 친분도 있었고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한 것을 보았을 때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에게 평소 하던 대로 만 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돈의 맛’의 전체적인 테마가 궁금하다는 심도 깊은 질문에 대해서는 “백씨가족 사람들도 그들만의 입장이 있고 안쓰러운 것도 있다. 재벌가 집에서 월급 받으면서 모욕 받는 사람들 편에 서서 돈 많은 사람들을 비판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명쾌한 답변을 내리기도 했다.
반으로 갈라진 바이올린이 극 중 소품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Erro라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으로 수 십 억 원대의 작품인데 아는 분이 빌려줘서 쓰게 되었다. 이 영화에는 많은 미술 작품이 나오는데 등장인물의 방 마다 인물의 성격에 맞추어서 고려해서 넣어둔 작품들이다. 주영작이 훔친 돈을 숨겨놓은 곳 앞에 놓인 액자도 모두 하나하나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극 중 왕회장의 의상을 직접적으로 가리키며 일본색이 짙은 표현이 의미하는 바를 물었는데 이에 대해 임상수 감독은 “물론 의미가 있고 그 모든 건 내가 연출 한 것이다. 모든 것을 내가 확인하고 내 확인없이 진행되는 것은 없다. 왕회장은 일제 치하에서 사업을 해서 성공을 한 사람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떠나 그는 그 시대를 살아야 했던 사람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돈의 맛’은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돈과 섹스에 대한 은밀한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담아 낸 영화로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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