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의 대결, 윤석민은 무엇을 배웠을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5.24 16: 01

그는 무엇을 배웠을까.
박찬호는 잘 던지고 있다. 한화의 선발투수로 나선 그의 올해 성적을 보자. 8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3.63. 팀내 선발투수 가운데 류현진(2.57)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방어율이다. 류현진과 원투펀치나 다름없다. 어디 이만한 선발투수가 있겠는가.
박찬호는 KIA 에이스 윤석민(25)과 두 번의 대결을 펼쳤다. 한화의 괴물 류현진과 함께 한국의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투수이자 자신의 키드였다. 그는 윤석민 앞에서 모두 존재감을 빛냈다. 지난 4월 24일 4이닝 5안타 6사사구 4실점(1자책), 5월 23일 6이닝 7피안타 3사사구 4실점(2자책). 수비 실책 때문에 실점은 불어났지만 방어율은 2.70이었다.  

윤석민은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5실점, 6이닝 3피안타 4사사구 1실점의 투구를 했다. 방어율은 4.91이었다. 성적으로만 본다면 첫 대결에서는 박찬호가 판정승을 거두었고 두 번째 대결에서는 윤석민이 근소하게 앞섰다고 볼 수 있다.
주목 받는 것은 내용이었다.  박찬호는 위기에서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박찬호는 상대를 힘으로 누르는 투구를 못한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노련하게 넘어가는 능력은 출중했다.
박찬호는 44⅔이닝동안 모두 45안타와 볼넷 20개를 내주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46)이 높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책점은 18점에 그쳤다. 그가 실점 위기에 닥치면 어떤 투구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자가 있으면 땅볼 타구를 유도해 병살타로 솎아내는 장면.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유인해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조절한다. 주자를 출루시키며 맞이한 위기에서는 전력투구를 한다. 평균 5이닝을 넘겼고 이닝당 16.8개의 볼을 던지고 있다.
우리 나이 40살의 투수치고는 준수한 성적표이다. 그러나 박찬호가 보여준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만은 아닐 것이다. 마운드에 오르기 위한 준비과정,  그리고 마운드에서의 뜨거운 열정은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그걸 박찬호는 윤석민에게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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