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LG 관건은 집중력 부족과 에러 1위 극복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2.05.24 09: 30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5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LG전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LG경기는 되도록이면 구경을 오지 않는다. 괜한 오해를 받을까 싶어서다. 정 관전하면 1루관중석에 표내지 않고 조용히 왔다가 간다. 오늘은 프로야구 주 스폰서인 ㈜팔도 최재문 대표이사가 시구를 하고 관심많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시타를 한다고 해서 꼭 와야 하길래 왔다.”
LG 그룹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고 그룹 계열사 희성 그룹의 회장인 구 총재는 필자가 올해 프로야구 판도와 트윈스의 전망에 대해 자꾸 묻자 무심코 “LG는 현재 기록하고 있는 3위 정도만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하다가 “아차! 그 말도 괜히 했네~”라면서 웃어넘겼습니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하고 기량이 뛰어난 자유계약선수(FA) 3명을 놓친데다가 프로야구 사상 처음 발생한 경기조작 사건으로 두명의 선발투수가 퇴출당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올해 역시 최하위권으로 예상됐던 LG가 시즌 4분의 1를 막 넘긴 23일 현재 공동 3위와 승차없는 5위라는 의외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LG는 개막전부터 작년 챔피언 삼성에 2연승을 거두고 5월들어서는 22일까지 11승8패를 올려 전 구단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올 판도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22일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른 넥센과 대결에서 그동안 터졌던 중심타선의 집중타가 터지지 않고 실책 1개(기록되지 않은 것 합치면 3개)와 병살타 2개로 1-2로 패해 아쉽습니다. 특히 6회 한 점을 따라 붙고 무사 1, 2루 기회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순간 나온 베테랑 박용택의 2루에서 오버런 주루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박용택은 의욕이 앞섰겠지만 박빙의 양팀 승부를 감안해 타구와 외야수 송구를 확실히 보고 멈추었어야 했습니다. ‘지나치면 못하다’는 속담이 그대로 들어맞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때 기대 이상의 홈런을 많이 날리고 맹타를 터뜨렸던 4번 정성훈의 1회말 무사 1, 2루에서 5-6-3으로 이어진 병살타와 6회말 추격후 계속된 찬스에서 범타 역시 아쉬움이 큽니다. 정성훈은 풀 스윙으로 넥센 선발 김영민의 강속구를 때리다가 모두 실패했습니다.
김영민의 패스트볼이 예전 최동원, 김시진과 함께 한국야구를 짊어질 마운드 트리오를 이룬 군산상고 출신에 김시진 감독과 한양대 동기였던 김용남이 던졌던 쇠파이프처럼 쭉 뻗어들어가는 강속구(剛速球)를 연상 시키고 오승환(삼성)의 돌직구와 비슷한 구질에 대비해 맞히는 타법으로 침착하게 방망이가 나갔으면 좋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3일 넥센과 2차전도 에러를 속출하는 통에 7-10으로 패했습니다. 지난 주부터 신들린 광속질주를 하는 넥센을 만난 게 불운이기도 하지만 이날도 실책 2개(기록되지 않는 것 포함하면 5개)와 병살타 3개까지 겹쳐 쫓아가다가 말았습니다.
새로운 라이벌이라지만 넥센에게 올해 1승6패로 일방적인 점은 시정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LG는 팀 성적은 상위권에 올랐어도 득점권 타율과 실책은 최하위입니다. 5월 23일 현재 팀 타율은 2할5푼3리(7위)이고 팀 평균자책점은 3.81점(2위)로 타선이 약하지만 가장 문제되는 부문은 득점권타율이 2할4푼2리로 최하위입니다. 이 부문 1위는 넥센으로 3할1푼0리이고 2위는 SK로 3할3리로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실책수는 33개로 8개 팀 중 가장 많은데 이 역시 에러가 가장 적은 SK(12개)에 비해 커다란 차이가 납니다.
야구팬들은 경기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에러를 많이 저지르면 금세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 입장객이 경기당 2만2천여명으로 가장 많은 팬들이 찾는 LG의 선수단이 명심해야 할 사안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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