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3번째 타이거즈 입단이 유력한 우완 투수 최향남(41)은 지난 21일 광주구장에서 선동렬 감독이 보는 앞에서 테스트를 통해 합격점을 받았다. 선동렬 감독은 "당장 1군에서쓸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2군에 먼저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동렬 감독이 노리는 최향남 효과는 분명했다. 바로 '절실함'이다.
선 감독은 최향남에 대해 "구위와 스피드가 더 올라와야겠지만 제구 자체가 있어보이더라"고 평가한 뒤 "그 나이에 방출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준비한다는 걸 보면 야구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본인도 여기(광주)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런 절실함이 있는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향남은 지난해 7월23일 롯데에서 웨이버 공시되며 현역 선수 생활이 어려울 듯 보였다. 우리나이 불혹에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까지 거친 노장 투수에게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향남은 포기하지 않고 현역 복귀를 준비했고, 결국 불펜 보강이 시급한 고향팀 KIA와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마지막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KIA가 노리는 최향남 효과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불펜 보강. KIA는 선발(4.25)에 비해 불펜(4.76) 평균자책점이 더 높은데 블론세이브도 4개로 가장 많다. 신인 박지훈 외에는 확실하게 믿을 만한 카드가 없다. 전체적으로 경험과 배짱 두둑한 투수들이 부족한 KIA 불펜에 노련하고 공격적인 최향남이 가세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달라는 것이다. 선 감독은 "마음에 드는 애들이 없다"는 말로 투수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기주·양현종·김진우 등에 대해서는 "이름들은 그대로이지만, 예전 좋을 때 모습이 아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특히 한기주에 대해서는 "빠른 공을 던져야 하는데 제구와 변화구에 신경 쓰고 있다. 빠른 공이 바탕이 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변화구 투수밖에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젊고 가능성 풍부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절박함을 갖고 야구하기를 바라는 게 선 감독의 마음이다. 포기를 모르고 절실하게 달려든 것이 최향남의 야구 인생. 선 감독은 "이준호나 윤완주 같은 신인들도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살아남으려는 절실함을 가져야 한다"며 최향남의 가세가 기존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되기를 기대했다. KIA와 선동렬 감독이 노리는 최향남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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