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국인선수는 언제쯤 올까.
한화의 기약없는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웨이버 공시된 브라이언 배스의 대체 외국인선수 합류가 늦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최근 5연패로 시즌 최다연패 수렁에 빠진 최하위 한화로서는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외국인선수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외국인·선수 이야기가 나오면 그저 말문이 막힌다.
사실 배스는 캠프 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좀처럼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시즌 중에도 구위가 회복된다고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울며겨자 먹기로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까지 끌고 갔다. 결과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8.60. 배스는 정규시즌 등판 기록을 갖고 있는 외국인 투수 중 역대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문제는 배스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공식적인 '전력 외'로 분류시킨 게 지난달 19일이라는 점이다. 그 사이 벌써 한 달 지났고, 한화는 외국인선수를 데니 바티스타 하나로 운영해야 했다. 남은 한 자리를 한 달 넘게 비워두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전력 외로 고민하기 시작한 시즌 전까지 포함하면 그 기간은 훨씬 길어진다.
그렇게 충분한 고민과 결단 그리고 대체 선수 영입을 위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답이 없다. 당초 KIA에서 활약한 트레비스 블랙클리를 우선선위로 두고 떠났지만,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 사이에서 고민하는 선수들도 리스트에 넣었다. 그러나 트레비스가 빅리그로 승격되는 악재 속에 트리플A 선수들과 협상도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한화의 추락과 함께 한다. 팀 성적에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고를 수 있겠지만 시즌 시작부터 한화는 한번도 최하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 평균자책점(4.94)에서 나타나듯 배스의 부진으로 어긋난 선발진을 이끌 투수가 절실하다. 이기는 경기를 만들지 못해 또 다른 외국인 마무리 바티스타의 효용성마저 떨어지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2010년에도 한 달 반 넘게 기다려 데려온 선수가 부에노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호세 카페얀이 전력 외 판정을 받고 한 달 반이 지나서야 들어온 부에노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부에노가 들어왔을 때 이미 한화는 4강권에서 멀어진 뒤였다. 반면 지난해 대체로 들어온 카림 가르시아와 바티스타는 교체 외국인선수의 전력 외 이후 열흘 이내로 들어왔고, 투타에서 팀에 큰 힘이 되며 순위싸움을 이끌었다.
KIA는 앤서니 르루와 호라시오 라미레즈 중 퇴출될 외국인 선수를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대체 외국인선수로 내정된 헨리 소사가 선동렬 감독이 보는 앞에서 불펜피칭도 했다. 선 감독보다 먼저 외국인선수 결단을 내렸던 한 감독은 누가 올지도 모른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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