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팝요정' 픽시 로트(Pixie Lott)가 팔색조 매력으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다.
픽시 로트는 지난 23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의 한 클럽에서 내한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1000명의 팬들로부터 끊이지 않는 함성을 받았다. 이번 쇼케이스는 픽시 로트의 두 번째 정규 앨범 '영 풀리쉬 해피(Young foolish happy)'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만 발매되는 아시안 딜럭스 버전으로 발매되는 것을 기념해 개최됐다.
공연장에는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픽시 로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팬들의 모습이 보였다. 공연장에 입장하기 전 포토타임을 가지는 픽시 로트는 팬들의 환호에 미소를 지어 보이며 화답했다.

이날 쇼케이스는 엠넷 '보이스 코리아'의 우승자 손승연을 포함한 '톱4' 유성은, 지세희, 우혜미가 꾸민 특별 무대로 포문을 열었다. 그들은 곡 '스탠드 업 포 유(Stand Up For You)'를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과 파워풀한 고음으로 소화해내며 현장의 분위기를 띄웠다.
'톱4'의 무대와 픽시 로트의 히트곡 소개 영상들이 끝난 뒤 드디어 픽시 로트가 등장했다. 시스루 착시를 일으키는 검은색의 레이스 미니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그녀는 발랄한 스타일의 단발머리와 인형 같은 미모로 영국 아이돌의 위엄을 보였다.
곡 '올 어바웃 투나잇(All about tonight)'으로 첫 무대를 시작한 픽시 로트는 유혹하는 듯한 손길과 눈빛을 겸한 귀여운 안무로 무대의 흥을 돋웠다. 픽시 로트는 현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 팬들의 환영에 뿌듯해했다.
픽시 로트는 "한국에 와서 가로수길에서 쇼핑을 했다. 한국 음식도 많이 먹고 한복도 선물로 받아 특별한 경험이 됐다"며 내한 소감을 밝혔다.
픽시 로트는 또 '마마 두(Mama Do)'와 '에브리바디 헐츠 섬타임즈(Everybody Hurts Sometimes)를 열창했다. 이 곡들은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에 출연했던 밴드 엑시즈의 양지완이 기타 반주자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마마 두'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서 준우승자인 이하이가 불러 국내에서 많은 화제가 됐던 곡. 그래서 이미 유명해진 후렴구는 현장의 팬들이 대신 합창하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에브리바디 헐츠 섬타임즈'에서는 기타의 비트감과 픽시 로트의 허스키한 중저음 목소리가 감동을 극대화했다.
이날 픽시 로트는 "가족 중에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가족들은 내가 가수가 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가수가 된 후에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아직도 똑같은 친구들과 똑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나이와는 다른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를 마친 후 무대에는 픽시 로트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소개한 '크라이 미 아웃(Cry me out)'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배경에 깔린 채 강한 드럼 사운드가 얹혀져 감성적인 목소리를 더욱 강렬하게 전달했다.

픽시 로트는 무대를 꾸미는 내내 박수 치며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는 팬들의 모습에 "감사해요"라는 한국말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픽시 로트는 빅뱅 유닛 GD&TOP(이하 지디앤탑)에 대한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픽시 로트는 "지디앤탑이 자신의 곡 '댄싱 온 마이 오운(DANCING ON MY OWN)'의 피처링에 참여해 인연을 맺게 됐다"며 "지디앤탑을 일본에서 처음 만났다. 정말 잘해주더라. 앞으로도 작업할 기회가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픽시 로트는 '키스 더 스타(Kiss The Star)'와 '보이즈 앤 걸즈(Boys and Girls)'로 섹시한 무대를 펼쳤다. 무대 위 픽시 로트의 관능적인 눈빛과 몸을 좌우로 흔드는 안무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박력 넘치는 신나는 곡으로 무대는 한껏 달아올랐다.
쇼케이스에서 준비된 총 6곡이 모두 끝나고, 팬들은 픽시 로트의 매력 덕분에 짧게만 느껴진 시간에 서운해하며 "앙코르"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대가 마무리되며 사라졌던 픽시 로트가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픽시 로트의 등장은 팬들의 가장 큰 환호성을 샀다. 바로 픽시 로트가 고운 분홍빛의 한복을 입고 나타난 것이다.
앞서 "한복을 선물 받았다"고 밝힌 픽시 로트는 한복과 맞게 머리도 곱게 묶어 올리고 '크라이 미 아웃' 앙코르 무대를 선사했다.
픽시 로트는 이번 쇼케이스로 이미 자타 공인된 가창력뿐 아니라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팬들에게 감동 받고 다시 그 감동을 되돌려 주는 모습으로 한국에 제대로 된 '호감형 발도장'을 찍었다.
한편 픽시 로트는 지난 2009년 영국에서 첫 싱글 '마마 두'로 발매 첫 주에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명성을 얻었다. 이후 그는 2009 MTV 유럽 뮤직 어워즈 최우수 영국&아일랜드 앨범 부문과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부문 등 두 개 부문에서 수상하고, 2010 브릿 어워즈 최우수 앨범 부문, 최우수 싱글 부문, 최우수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 부문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10년에는 '세계의 미녀 100인' 중 한 명에 선정되며 미모도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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