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베이스 더 노릴 수 있는 상황들이었다. 다만 상대 수비가 좋았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23일) 한 베이스 더 가려다 실패했던 이종욱과 양의지의 주루에 대해 질책 대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감독은 2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23일 경기서 3회 우익선상 2루타 후 3루까지 노리던 이종욱과 4회 좌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낸 뒤 2루까지 달리다 횡사한 양의지의 플레이를 이야기했다. 두산이 5-2로 승리한 23일 경기서 이들은 경기 초중반 안타를 때려내고 한 베이스 더 가려다 아웃당하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결과로 이어져 뒷심 발휘에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산은 6회 3득점으로 분위기를 잡아내며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이종욱과 양의지의 베이스러닝을 탓하기보다 상대 수비를 칭찬했다.
“충분히 한 베이스를 더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나 상대 수비가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종욱이 우익선상으로 당겨치는 좋은 타구를 때려냈다는 것은 상대 투수진에 위압감을 주기 충분했다”.
실제로도 이종욱은 23일 경기 후 “더 뛰려는 의욕을 보여주지 않으면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없다”라며 과정을 더욱 중시했다. 이종욱의 2루타 때는 우익수 박재홍의 송구를 이어받은 정근우의 중계 플레이가 좋았으며 양의지의 안타 때는 좌익수 박재상이 타구가 담장을 맞고 떨어지는 궤적을 잘 파악해 2루로 정확하게 원바운드 송구했다.
올 시즌 현재 두산은 팀 도루 34개로 전체 공동 6위에 그치고 있다. ‘2000년대 말 발야구 원조’로 꼽히는 팀치고는 도루 수가 아쉬운 것이 사실. 그러나 상대가 수비 포메이션을 채 갖추기 전에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는 오히려 도루보다 더 큰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아웃이라는 결과보다 상대 허를 찌르려는 시도를 더욱 높이 샀다.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