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식 통한 팀 분위기 전환 성공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5.25 10: 41

24일 오후 2시경 잠실구장 그라운드는 유난히 한적했다.
본래 평일 정오 이후에는 홈팀 선수들의 단체훈련으로 그라운드가 분주하게 돌아간다. 이날 홈팀은 넥센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둔 LG. 평소라면 타격 훈련과 내·외야수들의 수비 훈련, 2·3일 후 등판하는 선발투수들의 불펜 투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LG 선수들은 자취를 감췄다.
얼마 후 LG 김기태 감독이 홀로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휴식을 줬다. 선수들이 위축됐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텅 빈 그라운드의 원인을 설명했다.

 
주중 3연전 첫 두 경기에서 LG는 최악의 경기를 했다. 이틀 연속으로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그야말로 야구에서 벌어지는 모든 실수가 다나왔다. 특히 23일 경기에선 단순한 수비 실수뿐이 아닌, 견제 미스, 주루 미스, 상환 판단 미스, 폭투, 보크 등이 거의 매 이닝 나왔다.
새로운 서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넥센과의 상대전적은 1승 6패가 됐고 넥센의 창단 첫 1위 등극의 순간을 홈에서 바라봐야만 했다. 지난 주말 두산전 스윕을 비롯해 4연승·5승 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도록 변화를 택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팀 연습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선수들에게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선수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경기 전 외부의 시선에서 벗어나 락커룸, 트레이닝룸, 실내 연습장 등에서 개인시간을 보냈다. 선수들로 하여금 언론·상대팀과의 접촉을 피한 채 조용히 자신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 것이다.
경기 초반부터 효과가 나타났다. LG는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가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1회말 공격 시작과 동시에 4연속 안타, 3점을 뽑아내며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지난 7번의 넥센전에서 실책 12개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단 하나의 실책도 남기지 않았다. 그렇게 지난주 4연승의 신바람을 재현했다. 결국 LG는 넥센에 5-3으로 승리, 분위기 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끈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은 “경기 전 락커룸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선수들끼리 시즌 중 힘든 때도 있는데 그럴수록 잘 버텨내자고 다짐했고 금방 선수들이 다시 뭉쳤다”면서 휴식을 통해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았다고 전했다.
김 감독도 “선수들이 충분히 부담을 느낄만한 상황에 놓였었다. 원래 실수는 저지른 본인이 가장 잘 안다. 내가 나서서 뭐라고 하면 더 위축될 수 있어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휴식으로 인해)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웃으면서 휴식을 통해 팀 분위기가 살아나게 된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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