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동안 무려 세명의 주인공들이 죽어나갔다.
안방극장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은 캐릭터가 연일 죽는 결말을 맞으면서 ‘피바다 주의보’가 떨어졌다.
가장 먼저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만든 캐릭터는 지난 22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의 강영걸(유아인 분)이었다. 돈에 눈이 먼 영걸은 미국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괴한에게 총을 맞고 비참한 죽임을 당했다. 아득바득 이를 갈면서 성공을 꿈꿨던 영걸의 안타까운 몰락은 억지 전개로 아쉬움을 샀던 ‘패션왕’이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요인이 됐다.

예상 가능했지만 그래도 충격이었던 죽음도 있었다.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 은시경(조정석 분)은 지난 23일 방송에서 이재하(이승기 분)를 돕다가 클럽 M 수장 김봉구(윤제문 분)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올곧은 성격으로 재하를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시경의 죽음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남겼고 인터넷에는 ‘막장이라도 좋으니 국립현충원에 묻힌 시경이 살아돌아왔으면 좋겠다’는 글이 쏟아졌다.
24일 KBS 2TV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도 권선징악의 결과이면서도 안타까운 최후가 있었다. 친구를 사지에 몰고 가고 온갖 악랄한 행동을 했던 이장일(이준혁 분)은 김선우(엄태웅 분)을 절벽으로 밀었던 그 장소에서 자살을 선택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랄했지만 돌아가기엔 너무 많은 강을 건너버려 죄책감마저 숨기고 살았던 장일의 모습은 불쌍하게 여겨졌다.
23일 ‘패션왕’에서 극중 유아인이 충격적인 죽음을 맞은 이후 안방극장은 삼일 연속 피바다로 얼룩졌다. 죽은 이유와 시청자들이 받아들인 충격은 각기 달랐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아무 이유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심리를 가진 시청자라면 아쉬운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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