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의 땅, 북미 온라인게임 시장을 향한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걸음이 바쁘다.
국내 온라인게임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비롯해 중동,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게임한류를 일으켰지만 유독 북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전체 게임시장에서 콘솔게임이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양과 다른 문화적 성향 역시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북미 온라인게임 시장은 4년만에 80%에 가까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에게 ‘금맥’시장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현지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진출한 업체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 2001년 자사 북미법인 아레나넷을 설립, 각각 3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시티오브히어로와 ‘길드워’ 등을 서비스하며 북미 진입에 성공한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의 대형 게임사 뿐 아니라 블루홀스튜디오, 엠게임, 스마일게이트 등의 탄탄한 중견 게임사 역시 현지 지사를 통한 본격적인 북미 공습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가 지난 5월 1일, 자사 북미법인 엔매스엔터테인먼트(이하 엔매스)를 통해 정식서비스를 실시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식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보급판과 소장판이 각각 전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 신작 게임 다운로드 순위 1, 2위를 기록하는 한편 북미 유명 웹진 엠엠오알피지닷컴의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오르며 돌풍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테라’는 콘솔에 버금가는 뛰어난 액션감과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이미 정식 서비스 이전부터 세계 최대 게임쇼 E3, Gamescom 등에서 인정받았다. 더욱이 북미 서비스 버전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유저들에게 콘텐츠 양과 질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은 ‘아르곤의 여왕’ 최신 업데이트 버전이라는 점에서 북미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최대 게임전문 웹진 IGN은 후기를 통해 "'테라'는 MMORPG의 전투라는 개념자체를 변화시킨 놀라운 게임", "한국 MMORPG는 지루한 반복사냥만 한다는 편견을 완전히 깬 스피디하고 몰입도 높은 게임"이라는 호평을 전하기도 했다.
북미 법인 엔매스를 통한 철저한 현지화도 중요한 성공 전략이다. 엔매스는 MS(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EA 출신의 인재를 영입해 개발 단계부터 수 차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전문 시나리오 팀을 영입해 스토리를 보강해 현지 유저 성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실제로 게임을 즐긴 유저들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타격감 뛰어난 전투 시스템이다’, ‘마치 게임 속 세계가 살아있는 것은 그래픽이 놀랍다’ 등 게임성을 비롯해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게임 속 컷신이 몰입도를 높인다’, ‘게임의 최적화는 물론 엔매스의 발빠른 운영이 만족스럽다’ 등 현지화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엔매스는 ‘테라’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른 한국 온라인게임들을 북미에 선보이며 그 동안 국내 온라인게임에 굳게 잠겨있던 북미의 빗장을 활짝 여는 글로벌 퍼블리셔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블루홀스튜디오 김강석 대표는 “북미 시장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광범위한 영어권 시장 추가진출 위한 핵심 전략 기지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북미에서 ‘테라’가 성공을 거둬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에게 희망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엔매스와 더욱 적극적으로 협업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넥슨은 최근 온라인 FPS게임 '쉐도우컴퍼니'의 북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엠게임은 '워오브드래곤즈'의 공개서비스를 진행하며 북미 공략에 나섰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크로스파이어'의 북미 서비스를 맡았던 글로벌 게임배급사 지포박스를 인수하며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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