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후궁’, 엄마들이 독해졌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5.25 16: 58

스크린 속 엄마들이 악랄해지고 독해졌다.
영화 ‘돈의 맛’과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 속 엄마들은 보통 대중이 생각하고 있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다. 두 영화의 엄마들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들 영화에서는 단순히 어머니를 모성애가 강한 여성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돈 등을 탐하는 하나의 독립적인 객체로 표현하고 있다.
‘돈의 맛’에서 나미(김효진 분)의 엄마 백금옥(윤여정 분)은 재벌집 안주인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 우선인 인물이다. 탐욕으로 가득 찬 백금옥은 아버지를 제외한 남편과 딸,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손 안에서 갖고 논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이기적이다.

백금옥은 남편을 믿지 못해 감시 카메라로 도청과 감시를 하고 하녀와 바람난 남편이 떠나가자 남편의 돈줄을 막아버리는가 하면 돈과 권력으로 비서 주영작(김강우 분)의 몸을 범하고 탐한다.
또한 나미와 철이(온주완 분) 엄마라고 해서 자식들과 애틋한 정을 나누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철저하게 탐욕과 권력으로 똘똘 뭉친 엄마다.
‘후궁’ 속 엄마들도 백금옥 만만치 않다. 화연(조여정 분)과 대비(박지영 분)은 표독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섭다.
화연은 한 아이의 엄마,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궁으로 들어오게 된 한 나라의 중전으로서 자신을 사랑하는 왕 성원대군(김동욱 분) 팽팽한 감정대결을 벌인다. 특히 조용하기만 했던 화연이 극 후반 아이를 위해 선사하는 반전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대비 또한 백금옥 버금가는 무서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궁의 거친 풍파를 견디고 이겨낸 대비는 왕의 자리를 향해 점점 커져가는 욕망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비는 “쫓아도 벌이 떠나지 않으면 꽃을 꺾는 수밖에요”라는 말을 내뱉으며 왕위에 오른 아들 성원대군이 마음에 둔 화연을 제거하려고 나서기까지 한다. 권력욕과 잘못된 모성애를 갖고 있는 대비는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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