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끝내기' 이대호, "앞타자 고의4구, 자존심 상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5.25 23: 33

"발디리스 선수를 걸릴 때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가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이대호는 25일 일본 홋토못토 필드 고베에서 열린 2012 일본프로야구 교류전 히로시마와의 홈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무사 1,2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날려 팀에 4-3 승리를 안겼다.

무사 2루에서 앞 타자인 아롬 발디리스를 고의4구로 걸린 뒤 이대호를 택한 히로시마 기시모토 히데키와 구라 요시카즈 배터리였다. 연속 볼이 들어오면서 이대호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구째부터 정면 승부를 걸어왔고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직구(139km0가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곧바로 배트를 휘둘렀다.
이대호의 타구는 전진수비를 펼친 중견수와 우익수 수비를 넘기면서 짜릿한 끝내기 안타가 됐다. 이날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 시즌 타율을 2할5푼7리에서 2할6푼3리로 끌어올렸다.
이대호는 경기 후 '오늘의 히어로'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며 팬들 앞에서 인터뷰에 나섰다.
이대호는 "끝내기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지만 두 번째 타석 찬스 못살려 후회스럽고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두 번째 타석이던 1-0으로 앞선 3회 1사 3루에서 이대호는 2루 땅볼로 물러났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슬라이더(133km)를 노렸으나 범타에 그쳤다.
또 이대호는 "발디리스 선수를 걸릴 때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해 꼭 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팀에 대한 생각도 담겨 있었다. "이겼다고 마냥 좋아할 것 아니다. 팀이 너무 밑에 있다. 잘해서 많이 이겨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이대호는 "초반 팬들이 원하는 홈런이 안나와 애를 많이 먹었다"면서도 "지금은 밸런스도 좋아졌고 팀에 적응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이날 입은 전신 한큐 브레이브스 시절 유니폼에 대해서는 "첫 끝내기 안타이기 때문에 가보로 보관해야 할 것 같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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