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답안은 '제 탓이오'라고 하는 것이지만… 여러분이 판단을 좀 해 달라".
쑥스러운 과거사를 묻는 질문에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넉살로 답했다.
오는 28일 인천과 K리그 1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FC 서울은 지난 25일 정례 기자회견을 가졌다.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회견에는 최용수 감독과 고명진, 고요한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해 던진 취재진의 질문에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미국전 당시 이을용의 크로스를 받아 크로스바를 크게 넘기며 '독수리슛'을 쏴 득점 찬스를 놓쳤던 일에 대한 질문이었다.
최 감독은 "모범 답안은 '제 탓이오'라고 해야 하지만 공이 잘 왔으면 (제대로)갖다대는 건데…"라며 농담 섞인 대답을 던졌다. "여러분이 판단을 내려달라"고 덧붙인 최 감독은 "부상 때문에 교체 출전으로 나갔던 경기라 팀에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의욕이 앞섰다"고 멋쩍게 털어놨다.
"그런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뛰어난 골잡이는 그걸 해결해줘야 한다. 그런 기회를 놓쳐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뭐…"라며 말끝을 흐린 최 감독은 "어떻게 매일 좋은 경기를 하고 화려한 골을 넣겠나. 속은 쓰렸지만 그런 큰 무대에서 월드컵에 섰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한편 최 감독은 안정환 K리그 명예홍보팀장이 계획한 2002 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 '팀(Team) 2002'와 K리그 올스타 '팀 2012'의 올스타전에 나설 것이냐는 물음에 "일단 몸을 좀 만들어야겠다"고 답했다.
이어 최 감독은 "경기 출전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정말 올지는 모르겠지만 2002년 컨셉대로라면 나는 벤치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런 행사 때 골을 넣고 멋진 퍼포먼스를 한 번 하고 싶다. 그런데 꼭 그럴 때 몸이 말을 안 듣더라"며 웃은 최 감독은 "그 때 그 추억의 시간을 함께 보냈던 동료들, 국민들과 추억을 다시 함께한다는 점에서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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