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 거 안 먹는데 찾아서 먹게 되더라고요".
'핵잠수함'에도 세월의 흔적은 남는 법인가보다.
지난 25일 목동 한화전에 선발로 나선 넥센 히어로즈의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33)에 대해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김)병현이가 18일날 던지고 생각보다 피로를 많이 느끼더라. 그래서 휴식일을 6일로 늘렸다"고 말했다. 김병현의 부상 방지를 위한 특별 배려였다.

그러나 김병현은 25일 목동 한화전에서 1회 1사 후 두 타자를 똑같이 2구째 몸쪽 직구에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고 이어 김태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바깥쪽으로 빠지는 폭투로 첫 실점을 허용하며 제구 난조를 보였다.
김병현은 이후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1회를 마친 뒤 6회까지 큰 위기 없이 호투했다. 이날 성적은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3볼넷 2사구 1실점. 김병현은 2-1로 앞선 7회부터 마운드를 넘겼으나 불펜진의 실점으로 승리요건을 날렸다.
경기 후 김병현은 "지난 등판 때 뭉친 알이 아직 풀리지 않아서인지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경기 전 몸 풀 때 안되겠다 싶더라. 왼손으로 던지고 싶었다. 팔이 아파서 몸으로 던지다보니 공이 몰려서 1회 고비가 왔다"고 실점 과정을 밝혔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피로감이었다. 그는 "몸이 계속 좋지 않아 링겔도 두 번이나 맞았다. 아내가 흑마늘을 사다 놨다. 원래 그런 거 잘 안 먹는데 몸이 안좋다보니 찾아서 먹게 되더라. '아 이제 관리해줘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 감독은 예전부터 "병현이의 전성기는 20대 초반이다. 지금은 10년이 훨씬 지났다. 전성기 때만큼의 피칭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나이가 있는 만큼 회복력이 가장 우선이고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것은 바로 모국에서 야구를 한 번은 해보고 싶어 돌아온 '베테랑'에 대한 예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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