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유격수 계보의 하나인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이종범(전 KIA)의 현역 은퇴에 대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종범이 현역에서 물러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국내 무대를 주름잡았던 이종범은 26일 광주 LG전서 은퇴 경기를 가질 예정. "향후 이종범 같은 선수가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는 류 감독은 "나중에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자신과 같은 대선수를 키워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류 감독이 기억하는 이종범은 어떤 모습일까. 1993년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이종범의 훈련 장면을 지켜봤던 류 감독은 "방망이는 잘 치겠다 싶었는데 몸이 딱딱해 수비는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었다. 어려운 타구는 잘 처리하는 반면 쉬운 공을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수비에서의 부족함을 타격과 도루로 모두 커버했다"고 엄지를 세웠다.

류 감독에게 이종범의 계보를 이을 재목을 묻자 "(이종범처럼) 그렇게 잘 치고 잘 뛰는 선수가 누구 있을까"라고 잠시 망설인 뒤 "강정호(넥센)는 잘 치지만 도루 능력이 부족하고 김상수(삼성)는 스타일은 비슷하나 타율과 홈런이 부족하다. 이종범까지는 안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유격수는 빨라야 한다"는게 류 감독의 생각. "박진만(SK)도 다 좋지만 도루 능력은 부족한 편이다. 공수주 3박자를 다 갖춰야 대형 유격수라고 볼 수 있다. 유격수는 팀에서 빠른 선수들이 하잖아. 잘 치고 잘 잡고 도루 잘 하는 이종범 같은 선수가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류 감독이 기억하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완벽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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