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韓 슈퍼리치들, 내 영화 싫어하겠지만.." [칸 기자회견]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26 20: 40

영화 '돈의 맛'의 임상수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부자들은 내 영화를 싫어하겠지만 그 아내들 반응은 다를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상수 감독은 26일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프레스 컨퍼런스룸에서 세계 언론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 임상수 감독은 영화 속 화려한 미술품과 성 같은 집 등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미장센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한국의 슈퍼리치들은 그렇게 산다. 그들은 내 영화를 싫어하겠지만, 그 아내들은 영화를 보고 참고해서 집을 꾸밀 것 같다"라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영화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코멘트를 전한다는 임상수 감독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제일 큰 문제가 '돈의 맛'에 있다"라고 전했다. 또 임상수 스타일의 '기원'을 묻는 질문에는 "60년대 아트하우스 영화는 아니고, 내 작품의 기원은 고전적인 소설이다"라며 "'셰익스피어'라든지 '멕베스', '리어왕', '햄릿' 등 10대 때 읽은 것들은 이번에 다시 읽었다. 셰익스피어의 기운이 이 작품에 들어오기를 바라며"라고 고전소설에서 영감을 받음을 밝혔다.
극중 백금옥(윤여정)의 캐릭터에 대해 한 외국 기자가 '판타지', '마녀'라고 표현하자 임상수 감독은 "'마녀'일 수 있지만 대단히 귀엽게 그리고 싶었다. 백금옥이나 윤회장(백윤식)이나 그로테스크하지만 페이소스가 있게 그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임상수 감독은 표현주의자, 리얼리스트 둘 중에서 "나는 아주 냉혹한 리얼리스트다"라고 자신의 스타일과 영화관에 대해 표현했다.
한편 '돈의 맛'은 '돈=권력'인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통해 최고의 권력을 손에 쥔 백씨 집안 사람들.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 늙은 아버지에게 젋은 여자들을 갖다 바치는 '백금옥'. 돈이 주는 권력의 맛을 포기 못해 끊임 없이 검은 뒷거래를 해야 했던 '윤회장'. 돈의 맛에 매혹 되어 자신의 육체를 바치고 괴로워하던 '주영작' 등의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과연 한국 사회에서 돈은 어떤 의미인가 하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 김강우, 윤여정, 백윤식, 김효진 등이 출연한다.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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