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앞으로 영화서 백인들 공격할 것" 폭탄 발언 [칸 기자회견]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26 20: 36

영화 '돈의 맛'의 임상수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는 백인들을 공격하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폭탄(?)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임상수 감독은 26일(현지시간) 오후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프레스 컨퍼런스룸에서 가진 세계 언론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해외 관객들이 어떻게 영화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임 감독은 이에 대답 중 "'돈의 맛'에서 백인 로버트 캐릭터가 있다. 백인들의 사회, 유럽인들의 사회, 식민지 시대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주 폭력없이 살고 있는 백인들에게 묻고 싶다. 그들에게는 이주민들 아시아, 아프리카 사람들의 고통이 있었다. 고통받는 아시아들을 외면한 결과가 테러리즘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극동 조그마한 나라에서 온 감독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나는 이제 한국이 아닌 백인들을 공격하는 영화를 찍을 것이다"라고 덧붙여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또 임 감독은 "영화는 특정 재벌을 연상시킨다. 영화를 완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자 "시나리오를 완성한 다음에 투자받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투자를 받아 영화를 찍었다"라며 "나는 누구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내 식대로 한다. 그런 사람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한 사회의 파워를 가진 리더들은 내가 왱왱 거리는 모기처럼 귀찮을 수도 있지만, 그걸 넓게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것은 이런 포용록의 결과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임상수 감독은 "프랑스 사회에 대해 어떤 존경심을 갖고 있다. 한국 사회도 잘 발전해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사회학자 부부 둘이 쓴 책을 읽었는데, 수준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이랑 어찌나 똑같은지,란 생각을 했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고. 단순히 영화 속 부정부패는 한국에만 국한된 얘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백인들이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라고도 말했다.
영화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코멘트를 전한다는 임상수 감독은 "지금 한국사회에 제일 큰 문제가 '돈의 맛'에 있다"라고 전했다. 또 임상수 스타일의 '기원'을 묻는 질문에 "60년대 아트하우스 영화는 아니고, 내 작품의 기원은 고전적인 소설이다. '셰익스피어'라든지 '멕베스', '리어왕', '햄릿' 등 10대 때 읽은 걸 다시 읽었다. 셰익스피어의 기운이 이 작품에 들어오기를 바라며"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임상수 감독은 "나는 아주 냉혹한 리얼리스트다"라고 자신의 영화관에 대해 표현했다.
한편 '돈의 맛'은 '돈=권력' 인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통해 최고의 권력을 손에 쥔 백씨 집안 사람들.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 늙은 아버지에게 젋은 여자들을 갖다 바치는 '백금옥'. 돈이 주는 권력의 맛을 포기 못해 끊임 없이 검은 뒷거래를 해야 했던 '윤회장'. 돈의 맛에 매혹 되어 자신의 육체를 바치고 괴로워하던 '주영작' 등의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과연 한국 사회에서 돈은 어떤 의미인가 하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로 김강우,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등이 출연한다.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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