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없는 신상 주말극 ‘닥터진’·‘신품’, 첫방 완벽 해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5.27 08: 18

동시에 첫 방송을 한 주말 드라마 두 편이 모두 기대 이상의 흥미로운 전개로 안방극장을 홀렸다.
MBC ‘닥터진’과 SBS ‘신사의 품격’이 지난 26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을 했다. 최고의 신경전문의가 조선시대로 건너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닥터진’과 40세 중년 남성 4인방의 로맨스를 그린 ‘신사의 품격’은 배우들의 호연과 빠른 전개,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으로 재미를 안겼다.
장르 결합의 바른 예 vs ‘믿고 보는’ 로코의 진수

첫 회에서 ‘닥터진’은 진혁이 조선으로 건너가는 과정과 실존 인물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이범수 분)과의 만남을 흥미롭게 그렸다. 이 드라마는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한다.
첫 방송에서 의사인 진혁이 조선으로 건너가 당황하면서도 의사의 본분을 잃지 않고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면서 장르의 특성을 명확히 했다. 조선이라는 시간적인 배경 속에서 현대 의술을 펼치는 진혁의 앞으로의 행보는 통쾌함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의 품격’은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가 호흡을 맞춘 드라마답게 첫 방송부터 웃음과 달달한 장면을 연출해냈다.
까칠한 독설가 김도진(장동건 분)이 서이수(김하늘 분)에게 첫 눈에 반하고 우연이 겹치면서 인연을 쌓아가는 내용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반복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웠다. 톡톡 튀는 대사와 도진과 이수가 첫 만남부터 신체를 밀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시선을 끌었다.
톱배우 모인 소문난 잔치, 먹을 것도 많았다
 
톱배우는 달리 톱배우가 아니었다. ‘닥터진’ 송승헌·이범수·박민영과 ‘신사의 품격’ 장동건·김하늘·김수로는 첫 방송부터 이름값을 했다.
데뷔 이후 첫 사극에 도전한 송승헌은 혼란스러운 시공간 초월 속에서도 의사로서 사명감을 다하는 진혁 역을 잘 표현했다. 이하응 역의 이범수는 맛깔스러운 연기로 사극과 현대극을 오고간 ‘닥터진’의 무게감을 잡아줬다.
빠른 전개로 다소 산만할 수 있었던 ‘닥터진’에서 이범수의 표정과 몸짓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현대 진혁의 애인 유미나와 조선 규수 홍영래 역의 박민영 역시 1인 2역 연기를 소화했다. 제작발표회에서 1인 2역 연기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그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역할을 연기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장동건, 김하늘, 김수로 등이 모인 ‘신사의 품격’ 역시 배우들이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를 더해가면서 높은 몰입도를 자랑했다. 사랑에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김도진 역의 장동건은 까칠한 독설로 시선을 빼앗았다. 그동안 주로 무거운 연기만 했던 장동건은 ‘이브의 모든 것’ 이후 12년 만에 드라마,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로 복귀하면서 연기 내공을 쏟아부은 모양새였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하늘은 상큼발랄한 매력을 뽐내는 동시에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학생들 앞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사랑 앞에서는 자신감이 없는 교사 서이수로 변신, 김도진 역의 장동건과 티격태격하는 과정 속에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외모, 성격, 능력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임태산 역의 김수로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톡톡 튀는 김은숙 작가의 대사는 김수로의 입에서 딱딱 달라붙었다.
빠른 전개+깨알 캐릭터 향연, 선택이 어렵다
 
첫 방송을 마친 지금 두 드라마는 어느 하나 시청 목록에서 제외하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흥미로운 전개를 보였다. 동시 첫 방송을 의식이라도 한 듯이 ‘닥터진’과 ‘신사의 품격’은 다소 이야기를 빠르게 풀어헤쳤다.
‘닥터진’이 공개하지 않은 것은 진혁이 왜 조선으로 넘어왔고 다시 현대로 돌아가는 방법일 뿐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금씩은 보여줬다. 조선 말기 혼란스러운 세태 속에 체면을 버린 왕족 이하응과 조선으로 넘어온 뛰어난 실력의 의사가 펼쳐놓는 이야기 보따리는 ‘닥터진’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40세 남성의 4인 4색 사랑법을 그리는 ‘신사의 품격’ 역시 첫 방송에서 톡톡 튀는 캐릭터를 모두 공개하면서 퓨전 사극 ‘닥터진’에 맞섰다. 재벌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한번쯤 연애를 하고 싶은 네 명의 남자들과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여자 서이수의 앙상블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를 줬다. 아직까지 리모컨을 돌려야 하는 이유가 보이지 않는 ‘닥터진’과 ‘신사의 품격’ 중에 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라당 빼앗을 수 있을지 주말 드라마의 판도가 사뭇 궁금해진다.
일단 1회 시청률은 장동건이 먼저 웃었다. 27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신사의 품격' 1회는 전국기준 14.1%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전파를 탄 '닥터진'(12.2%)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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