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첫 선을 보인 MBC 새 주말드라마 ‘닥터진’(극본 한지훈 전현진, 연출 한희)과 SBS 새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 권혁찬), 둘 중 누가 울고 웃을까.
신선한 소재와 톱스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신사의 품격’과 ‘닥터진’이 지난 26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신사의 품격’과 ‘닥터진’은 독특한 내용뿐만 아니라 각각 출연배우들의 색다른 변신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장동건과 김하늘은 망가지고 송승헌과 박민영은 애절했다.

세상 그 어떤 일에도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을 넘긴 중년남성 4명의 사랑과 애환을 그린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은 딱 자신의 나이 41살을 연기, 40대만의 행동과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연기에 배어있었다.
‘신사의 품격’이 중년 시청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장동건을 비롯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의 코믹하고 에너지 있는 연기가 다양한 연령의 시청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김하늘도 가세했다. 김하늘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답게 망가짐을 불사하지 않고 재미를 선사했다. 윤리 선생님인 동시에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심판 서이수 역의 김하늘은 야구심판 유니폼을 입고 ‘스트라이크’, ‘아웃’, ‘세이프’를 큰 동작과 함께 목청이 터져라 외쳤다.
또한 제자들이 사고를 쳐서 경찰서에 간 김하늘은 제자들을 향해 “디졌어”라고 거침없이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의 의사가 불가사의한 사건을 겪은 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닥터진’에서 송승헌과 박민영은 안타까운 커플의 모습을 보여줬다.
송승헌은 전문의학용어를 사용하고 매스를 들고 수술실에서 진지하게 수술에 임하는 등의 스마트한 이미지는 그동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특유의 애절한 눈빛과 눈물연기는 최고였다.
미모와 연기력 모두를 갖춘 박민영은 극중 송승헌의 현재 연인 유미나와 조선시대의 홍영래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사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단아한 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개성 있는 캐릭터 외에도 젊은 시청자층을 공략했던 트렌디한 요즘 드라마와는 다르게 중년의 이야기 ‘신사의 품격’과 국내 처음으로 시도한 장르인 판타지 메디컬 퓨전사극 ‘닥터진’이 드라마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두 드라마 중 누가 울고 웃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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