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이네요. 불과 1년 사이에 패전처리 투수에서 올스타 투수 후보라니”.
노력으로 실력을 키우고 이제는 자신감까지 부쩍 높이며 프로야구 최고 계투로 우뚝 서고 있는 투수. 팀의 올스타전 후보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는 데 그는 감격을 금치 못했다. SK 와이번스의 철벽 계투로 우뚝 선 좌완 박희수(29)가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박희수는 20경기 3승 무패 13홀드(1위, 26일 현재) 평균자책점 1.04로 또다른 좌완 계투 정우람(27)과 함께 주축 투수들이 잇달아 전열 이탈하며 약화된 SK 투수진의 희망봉이 되고 있다. 워낙 활약상이 뛰어난 만큼 SK는 현재 1군 투수진에서 성적을 남긴 선수들 중 박희수를 올스타 투수 후보로 내세웠다.

약 2주 전 그에게 ‘이 페이스면 생애 첫 올스타전 출장도 꿈꿀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건네자 박희수는 그 단어만으로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2주 후 박희수는 자신의 이름을 팀의 올스타전 출장 후보로 올렸다. 팬 투표로 뽑히기가 결코 쉽지는 않지만 후보로 이름이 올랐다는 자체가 일단 그의 실력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투표로 뽑히지 못하더라도 워낙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만큼 감독 추천으로 당연히 출장할 만한 투수가 바로 박희수다. 그러나 그는 축하한다는 이야기에 여전히 겸손했다.
“가문의 영광이네요. 불과 1년 사이에 패전처리 투수에서 올스타 후보라니”. 박희수가 SK 1군 투수진의 주축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후반기였다. 1년 사이 박희수의 팀 내 입지 및 팬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해 올스타전에도 출장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이야기를 건네자 박희수는 “나흘을 쉬다가 어제(26일 대구 삼성전) 오랜만에 나갔더니 오히려 몸이 무겁더라. 나는 역시 연투 체질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2년 전만 해도 ‘2군의 선동렬’, 1년 전만 해도 패전처리 투수로 기회를 얻었던 박희수는 이제 올스타전 후보군에 명함을 내밀 정도로 믿음직한 투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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