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감독 "'돈의 맛' 칸 수상 불발, 아쉽지 않다"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28 03: 27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돈의 맛'의 임상수 감독이 본상 수상이 불발된 것에 대해 "아쉽지 않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임상수 감독은 27일(현지시간) 오후 폐막식을 앞두고 칸 앙티브거리 근처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칸 영화제는 폐막식 전 감독들 측에 참석 여부를 위해 연락을 취하기 때문에 감독들은 시상식 전 수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임상수 감독은 수상에서 멀어진 것에 대해 "상을 못탄 것은 아쉽지 않다. 사실 어제 뤼미에르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이 정도 작품이 황금종려상 감은 아니지. 운이 좋으면 탈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돈의 맛'을 본 서양 관객의 이해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을 꼽았다. 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은 한국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뉘앙스와 긴장감이 있다. 솔직히 상당히 '로컬(local)한 작품'이다"라며 "외국인들은 아무래도 '로컬 인포메이션(information)'을 가진 한국인들과는 느끼는 것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주민이나 동서양을 활발히 다닌 사람은 (영화를) 따라올 수 있겠지만 다른 이들은 어렵겠다란 생각을 솔직히 했다"라고 영화 속 내용과 메시지를 서양 관객들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임 감독은 외국 기자들에게 "인물들이 과장돼 있는 것 같다", "왜 주영작(김강우)이 샐러리맨인가? 그는 노예(Slave)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한국 관객들과 서양 관객들 사이에 이런 갭(차이)이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공식 기자회견에서 화제가 됐던 "앞으로 백인을 공격하는 영화를 만들겠다"란 멘트에 대해서는 "내가 부드럽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런 점에서 미숙했다"라고 표현이 좀 더 완곡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지적하면서도 앞으로도 영화에서 비판의 칼을 날카롭게 세우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로버트가 'Money is easy. Fucking is great. Korea is fantastic country'라고 말하자 영작이 'Good for you'라고 대답하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명백하게 백인을 공격하고 있다. 서양인들이 보면 불쾌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이니 말해야지"라며 서양인들이 기대하는 아시아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닌,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임 감독은 또 "나는 1000만 관객, 황금종려상 등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한국에서 적당한 흥행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대박은 안 나도 투자자 입장에서 '이 정도면 안정됐다' 라는 반응을 얻는 것이 내 바람이다. 그리고 계속 살아남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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