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칸 영화제 불발+이변..황금종려상이 뭐길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28 06: 48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들의 수상이 불발됐다. 최고 영예의 황금종려상(팔모도르)은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에게 돌아갔다.
칸 영화제는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칸 주상영관 뤼미에르 극장에서 본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을 알렸다.
이번 영화제에는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등 한국영화 두 편이 나란히 경쟁부문에 초청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 동안 한국영화 두 편이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되면 꼭 한 편은 상을 탔던 역사가 있기에 이번에도 수상이 강하게 점쳐진 상태였던 것.

하지만 65회 칸 영화제는 한국영화 감독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한국영화의 칸 도전사에서 나름의 '이변'이다.
불발과 이변애도 불구, 칸은 여전히 전세계 모든 영화인의 '로망'으로 불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 만큼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향한 한국영화의 도전은 계속돼 왔다.
지난 2004년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심사위원 대상, 2007년 이창동의 '밀양'은 전도연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줬다. 이어 2009년 박찬욱의 '박쥐'는 심사위원상, 2010년 이창동의 '시'는 각본상을 받았다. 이처럼 각종 노른자 상을 받아온 한국영화는 황금종려상에 대한 도전을 계속 펼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은 인터뷰에서 "어떤 부분에서는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를 위해 계속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한국영화가 이제는 한국에서도 팔모도르(황금종려상)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지 못했다고 해도 올해 경쟁작 중 아시아 영화로서는 중국, 일본 영화가 전무하고 한국영화로만 채워져있다는 것은 의미를 지닌다. 임상수 감독은 인터뷰에서 "중국, 일본이 영화 강국인데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에 아시아 권에서는 한국 작품 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 영화계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고 전한 바 있다.
경쟁부문 진출작들은 아쉽게 상을 놓쳤지만, 신수원 감독의 '써클라인'은 비평가부문 본상인 카날플러스상을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유럽에서의 한국영화 자존심을 살렸다.
그렇지만 영화제를 위한 영화와 국내 관객을 위한 영화는 아직도 갭(gap)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에는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등의 상을 모두 유럽이 석권하며 당초 북미 영화가 강세일 것이라는 예측을 엇나가게 했다. 아시아 영화의 알찬 도전도 수상에 실패, 결국 '집안 잔치'라는 눈초리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런가하면 지난 해 황금종려상을 받은 '트리 오브 라이프'는 브래드 피트와 숀 펜이라는 세계적인 배우들의 출연에도 국내 흥행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고 하면 오히려 기피하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영화제용 영화'라는 편견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 황금종려상을 향한 맹목적 도전보다는 국내 관객을 넘어 글로벌한 감성으로 전세계 관객들을 공략할 수 있는 한국영화의 탄생이 바람직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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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 21, 전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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